이용만(수필가)
아이야, 서울 아이야. 산골이 그리운 서울 아이야.
네가 산골을 떠나 서울로 전학 가던 날. 그날은 하늘도 푸르고 바람도 시원하던 날이었단다.
그런데 너는 서울로 간다는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지. 눈물을 글썽이며 섭섭해 하는 반 친구들에게 손까지 흔들어 주면서 싱글벙글 신이 나 있었지.
그리고 한 달. 너에게 온편지는 나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어. 다시 산골로 가고 싶다고. 산골이 몹시도 그립다고. 겨우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마을 골목길도 그립고, 냇가도 그립고, 학교 가던 길도 그립고, 선생님과 친구들이 몹시도 그립다고.
근심 걱정 모르고 살던 천진난만하던 너에게 그때부터 그리움이 시작되었다고. 그리고는 지금까지 수많은 세월을 그 그리움을 지우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그 때 그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할 수도 없다고.
아이야, 서울 아이야. 그 그리움이 네 마음의 마르지 않는 정서의 샘이란다. 그 샘이 흐려지지 않도록 고이 간직하고 살아가려무나.
/이용만(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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