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치상(풍남문화법인 이사장)...'전주 천년의 맛 잔치'를 마치며
“전주, 천년의 맛 잔치”는 음식 투어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판을 벌였다. 멍석을 깔았다. 그 멍석위에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은 누구인가? 주인공들은 음식점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메인무대였던 현장에서는 “세상에 먹을 것이 없는 축제장”이라면서 엄청난 비난과 항의를 받으면서도 “전주음식은 시설과 환경이 제대로 갖춰진 음식점에서 맛 봐야 한다.”면서 음식점으로 안내했다.
아직은 어느 축제장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다. 보편적으로 축제장이란 보고, 느끼고. 먹고, 즐기는 장소로 꾸며지는데 이번은 그렇지 않았다.
메인 행사장에서는 진열된 전통음식을 보고, 새로운 음식 개발을 위한 경연대회에 참석하거나 시식하고, 요리 강연을 듣고, 홍보관에 전시된 전주음식을 음미할 뿐, 어디에서도 배를 채울 수는 없었다.
욕을 먹는 것도 당연했다. 전체 관람객의 40%정도가 우리 고장 사람들이 아니었다. 외국인들을 포함한 이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일이었다.
그러나 외지인들에게 천막 속에서 제조된 음식을 전주의 맛이라고 내놓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물론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 관광 음식 명소는 음식점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음식의 품질향상과 개선, 그리고 인정 넘치는 친절의 생활화다.
“맛이 없는 맛 잔치” “표정 없는 불친절” 아니다 라고 항변할 논거가 없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일부 업소의 무성의한 음식 제공과 서비스 부재 현상은 전주의 명성에 먹칠을 했을 뿐 아니라 그 부분이 환골탈퇴 되지 않으면 맛 잔치가 추구하는 세계화는 요원해 진다.
왜? 전주가 맛의 고장인가?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산해진미의 재료가 풍부하게 생산되고, 성심성의를 다하는 솜씨의 전통이 살아 숨쉬고, 풍요로운 인심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대(代)를 이어 맛을 자랑하는 업소가 많은 곳 또한 전주다. 전주만의 독특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 양심을 바탕으로 조금은 멀리 내다보면서 전주의 맛을 되살리자.
멍석은 펼쳐 놓았다. 그 위에서 신나게 음식의 나래를 펴자. “전주 천년의 맛 잔치”가 며칠간의 행사로 끝나지 않고 365일 계속되는 날로 만드는 건 오직 음식점 경영자의 몫임을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첫 행사는 으레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자리다. 그 가능성은 발견 됐다. 음식점만 사명의식을 갖고 적극적 자세로 참여한다면 성공은 따 놓은 당상이다. 무엇으로 소득을 얻고 무엇으로 전주를 대변할 것인가? 가장 쉬운 것이 엄청난 명성을 갖고 있는 음식의 산업화다. 특히 이번 행사는 발상의 전환이고 축제의 모양을 확 바꾼 행사였다. 전쟁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그래서 야전 사령관 복장으로 시종일관했다. 변하고 싶었다. 변해야 한다.
/문치상(풍남문화법인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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