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찬(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장)
무역 총액 7000억달러, 수출 총액 3700억달러, 세계 11위 무역국 진입(추정치). 올 한해 한국무역의 성적표다. 수출입국의 기치를 높이 들고 온 국민이 수출에 전념한 지 어언 40여 성상만에 이뤄낸 값진 성과물이다.
국토면적 전 세계의 0.07%, 인구는 세계의 0.7%인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11번째로 무역총액 7천억달러를 달성해 낸 것이다. 또한 1일 수출실적 13억5천만달러, 1인당 수출액 7천7백달러 시대를 활짝 열었다.
무역은 과거 오일쇼크, 외환위기 등 적지 않은 굴곡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한국경제를 지탱해왔으며 앞으로도 국가발전의 핵심전략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지난해 72.9%에 달한 것을 비롯해 최근 10년간 50%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로 우리경제에서 무역이 갖는 의미를 절감할 수 있다.
전북무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2003년 이후 현재까지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수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1997년 20억달러를 달성한 이후 7년만인 2004년 40억달러로 성장한데 이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월간 수출 5억달러, 연간수출 60억달러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국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이 아직은 미약하지만 매년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수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더욱이 경공업의 비중은 낮아지고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기계류, 전자제품, 정밀화학 등 중화학제품 비중이 확대되는 등 수출산업 구조가 고도화되고 있는 점도 전북무역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라북도의 적극적인 기업유치에 힘입어 많은 기업들이 전북지역에 새롭게 둥지를 틀면서 산업기반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점도 전북무역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한국무역 그리고 전북무역의 성과는 유가를 비롯한 국제원부자재 가격 급등, 환율 급락, 중국을 비롯한 신흥 개도국들의 거센 추격 등 무역여건의 악화 속에서 이뤄낸 성적표이기에 더욱 값진 성과물이라 하겠다.
오늘은 ‘무역의 날’이다. 무역의 날은 지난 64년 수출 1억달러를 기념하기 위해 ‘수출의 날’로 제정되었다가 88년부터 무역의 날로 개칭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뜻 깊은 무역의 날을 맞아 불철주야 산업현장에서 땀 흘린 근로자들과 무역인들, 그리고 정부 및 지원기관 관계자들에게 뜨거운 격려와 갈채를 보낸다. 최근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하지만 오늘만은 우리 모두가 ‘축배의 잔’을 들고 다같이 ‘새로운 도약’을 힘차게 외쳐보자.
그러나 우리 수출전선에는 여전히 수많은 도전 요인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이같은 현안들을 슬기롭게 극복하면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이 보장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무역에 의한 지속성장은 요원할 것이다.
전북무역 나아가 한국무역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방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과거 개방과 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한국이었다. 다행히 올 4월 한·미FTA가 타결되었다. 향후 과제는 한미FTA에 대한 조속한 국회비준이다. 이와 함께 현재 추진중인 한·EU간 FTA를 조속히 마무리짓고 중국, 일본 등 주요 교역대상국들과 FTA 협상을 진척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중소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규모간 불균형 해소와 고용창출을 위해 지금보다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때는 없다.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을 부품과 소재산업 중심으로 재편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의 경영능력 제고,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와 함께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새로운 전략산업을 개발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경제의 외국인투자가 부진했던 것은 노사불안과 함께 임금·금리·물류비 등 생산요소의 고비용구조, 정부규제, 사회문화적 제약 등을 들 수 있다. 과감한 규제 및 진입제한 철폐, 노사불안 및 고비용구조 해소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외환위기 이후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무역 특히 수출에는 ‘잃어버린 10년’은 없었다. 어찌됐든 수출이 외환위기를 극복한 일등공신이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뜻 깊은 무역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우리 모두가 수출의 중요성을 깨닫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전종찬(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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