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태안 원유 '타르 덩어리' 개야도 연도까지 밀려와
태안 앞바다의 ‘검은 재앙’이 군산으로 까지 밀려 들어왔다. 16일 오전 군산 개야도와 연도 해상 곳곳에서는 지름 2㎝에서 70㎝ 크기의 기름 찌꺼기인 '타르 덩어리'들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양이 목격됐고, 타르 덩어리들이 한데 모여 크기도 지름 2∼10m로 점차 넓어지기 시작했다.
개야도에서는 일부 타르 덩어리들이 양식장의 김에 달라붙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또 타르 덩어리 옆에서 국제적 멸종위기 보호대상종인 크기 1m의 '상괭이(쇠돌고래 일종)'가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군산지역 앞바다에서 타르 덩어리가 눈에 띄자 군산시와 군산해경 관계자, 어민 등 50여명은 미리 준비한 뜰채와 갈고리, 방제복, 수거통 등을 갖춘 뒤 해경선과 어선 10여척을 이용해 이날 오전 10시께 현장으로 향했다. 출발지인 비응항에서 개야도 및 연도까지는 어선으로 30분 거리(30∼40㎞). 원유유출 해역으로부터 120㎞ 거리인 군산 앞바다까지 사고발생 10일만에 타르 덩어리들이 흘러 들어온 셈이다.
시 및 해경 관계자들은 곧바로 뜰채를 이용해 방제작업에 착수했고, 개야도 양식장을 보호하기 위해 개야도와 죽도 사이에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어민과 시, 군산해경 관계자들은 높은 파고속에서 김양식장 10개소(565㏊) 등을 사수하기 위해 20m 길이의 펜스 24개를 연결해 480m의 장벽을 필사적으로 만들었다. 검은 재앙이 군산을 삼킬 경우 김 양식장 45개소 2226㏊와 어패류 양식장 49개소 683㏊ 등 총 2900여㏊의 피해가 우려된다.
군산해경 안성호 경장(36)은 “타르 덩어리들이 개야도까지 밀려와 김양식장과 어패류 어장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조치가 취해졌다”면서 “덩어리들이 김이나 어패류에 달라붙지 않도록 펜스를 설치했으나 작업이 쉽지 않은 상태다”고 밝혔다. 이날 군산지방해양수산청 직원들도 긴급 방제작업에 나서 타르 덩어리를 건져내는데 안간힘을 썼다.
시는 기름 띠가 유입될 경우 공무원과 유관기관 직원을 투입하고 광범위하게 확산되면 각종 단체 및 시민 자원봉사자 3만명을 동원할 계획이다.
<타르 덩어리는>타르>
물대포로 기름막을 깨는 과정에서 휘발성분이 날아가고 남은 물질이 뭉쳐진 것으로 타르볼이라고도 한다. 배 위에서 뜰채로 건져내거나 어선끼리 그물을 묶어서 ‘쌍끌이’식으로 제거할 수 있다. 해안에서는 손으로 줍거나 쓸어 담을 수 있다.
16일 관계당국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관상의 문제는 있지만 독성은 크지 않다. 상대적으로 수거가 쉬운 장점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이미 굴 등에 달라붙어 큰 피해가 나고 있고 발암성 물질인 벤젠과 같은 PAH 성분을 갖고 있어 유독성이 낮다는 당국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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