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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칼럼] 기름 띠보다 강한 인간 띠 - 이동춘

이동춘(익산 갈릴리교회 목사)

시골우리 마을에 불이 났습니다. 수도 시설이나 전화가 없던 시대 초가집에 불이 붙었으니 집주인은 발만 동동 구르고 옹기종기 모여 사는 30여 가구 온 동네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온 동네 물동이며 아이들은 바가지까지 2백여 명 동네 사람 모두가 출동하여 초가집에 난 불을 껐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돈 나갈 세간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 가난하던 시절 초가삼간 잿더미가 될까봐 온 동네가 난리가 났고 함께 힘을 모아 잿더미 될 번한 초가삼간을 구해낸 전설 같은 이야기가 문득 떠오릅니다.

 

대통령 선거로 백성들 마음이 갈라질대로 갈라진 이때 서해바다 유조선 기름 유출사고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보면 갈라진 백성들 마음을 한마음으로 묶어주는 아름다운 이음새가 된 것 같습니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어려움을 당 할 때면 하나로 똘똘 뭉치는 다른 나라가 쉽게 따라 할 수없는 탁월하게 하나 되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습니다. 십여년 전 IMF때 온 국민이 금 모으기를 했을 때 세계가 다 놀랐고 우리는 훌륭하게 IMF를 극복해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년 말 이웃돕기라든가 국가 재난에 온 국민이 동참하라고 메스컴에서 호소하면 성금을 들고 고사리 손부터 80노인에 이르기까지 방송국 앞에 줄서기를 사양하지 않는 민족이 우리 민족입니다.

 

태안 앞바다 유조선 사고는 환경대재앙이라고 하지만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기름을 제거 하기위해 군인. 공무원. 학생. 회사원. 농민 상공인에 이르기까지 생업을 뒤로하고 하루 수 만 명씩 서해 바다로 몰려와 기름띠보다 많은 백성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기름제거에 나서는 것을 보면 역시 이민족은 한번 마음만 먹으면 못 할 것이 없는 역사를 뒤바꾸는 위대한 민족이란 것을 이번사건을 통해 세계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났을 때 기름을 제게 하는데 3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만약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에 이런 대형사고가 났다고 하면 1년도 넘게 걸릴 것 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 달 정도면 아마 거뜬히 기름유출사고 종료를 선언 할 것입니다. 몇 갈래로 찢어진 것 같이 보이다가도 어떤 대형사건이 터지기만 하면 곧바로 하나 되어 똘똘 뭉치는 민족. 누가 이민족을 모래알이라 할 것이며 희망이 없다고 할 것입니까?

 

대통령선거 때문에 깊어진 갈등과 상처가 이번 서해기름유출 사건으로 치유되고 싸매지고 또다시 하나 되는 회복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온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달라붙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함으로 민족 구성원 가슴마다에 스스로 이민족은 무엇이든 하나만 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 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민족은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이 있는 민족입니다. 우리 민족은 위대하고 희망이 있습니다.

 

/이동춘(익산 갈릴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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