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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어머니 새대통령 뽑았습니다 10년내 4만불시대 만든데요

김길수(전 장수농기센터 소장)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며 어머님 생각이 나서 편지를 띄워 봅니다.

 

지난 벌초에 어머니 무덤 앞에 세워놓은 녹슨 철제 십자가가 지나온 세월만큼 녹이 슬어 한겹 두겹 스물여덟 겹을 뜯어내고 새 단장을 하였답니다.

 

어머님 그 시절 왜 그리 어려웠던 가요!

 

꼭두새벽에 일어나셔서 절구통에 보리방아 찧어 식구들 아침을 먹이시고, 수저 놓기 바쁘게 논밭으로 나가 온종일 허리가 휘도록 일하시다가 저녁별 보고 집으로 돌아오시곤 했지요.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땐가요?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 방문 열면, 뒷동산에 걸친 석양빛이 찢어진 문구멍으로 들어와 방바닥에 무늬를 만들고, 뒷동산 까마귀는 까악 까악 슬피 울고요, 어머님은 왔냐는 말씀 없이, 처량한 모습으로 콧노래 부르시며 바느질만 하시였지요.

 

점심을 예사로 거르는 때라 어머니 눈치만 보고 밖으로 놀러 나가곤 했답니다.

 

지금 아이들한테 그런 어려웠던 때를 말하면 믿지도 않고 듣지도 안 해요. 어머님 지금은 살기가 많이 좋아 졌답니다.

 

국민소득이 2만불 가까이 되고요, 지난 12월 19일에는 새 대통령을 뽑았는 데요, 새로 되신 대통령이 앞으로 10년 내에 4만물 시대로 만든다고 하셨어요.

 

이렇게 잘 사는 것이 어머님과 같은 시대를 사신 어르신들이 자식을 가르치셨고, 허리가 굽도록 고생 하신 덕이지요. 지금 젊은 사람은 잘 몰라요.

 

자세한 것은 먼 훗날 어머님 곁에 가서 말씀 드릴 께요.

 

안녕히 계세요.

 

/김길수(전 장수농기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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