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각 당의 공천심사가 한창이다. 앞으로 열흘 가량이 피크다. 사상 최대의 경쟁률을 보인 한나라당은 강도 높은 면접을 실시 중이다. 통합민주당은 25일부터 면접과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여야의 예비후보들은 서로 우세지역에서 당의 ‘공천= 당선’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다 보니 ‘공천 살생부’가 나도는 등 후보간 경쟁이 전쟁을 방불케 한다.
특히 신인들은 현역의원의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물갈이’ 주장이 강하다. 개혁이나 쇄신이라는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천 물갈이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역대 총선때마다 40% 이상이었다. 초선의원 비율이 그것을 말해준다.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3김씨가 지역을 분할했던 13대는 55.9%가 초선이었다. 14대는 39.1%, 15대는 46.2%, 16대는 40.7%였다. 그리고 탄핵 열풍이 불었던 17대는 국회의원 299명중 초선이 188명으로 63%가 물갈이 되었다. 열린우리당의 경우는 더했다. 지역구 129명중 66.7%인 86명이,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72%가 초선이었다.
이러한 물갈이는 양면성이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 참신한 것을 선호한다. 통합민주당의 경우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론과 함께 대폭적인 물갈이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다. 공천혁명의 진원지가 텃밭인 호남지역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를 통해 국민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민주당이 회생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손학규 대표는 ‘공천 특검’이라 불리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을 영입하고 심사위원 12명 중 7명을 외부인사로 채웠다. 그리고 공심위는 국민공천, 쇄신공천, 미래공천이라는 3대 원칙과 정체성, 기여도, 의정활동 능력, 도덕성, 당선가능성 등 5대 기준을 제시했다. 또한 기득권과 계파안배, 청탁거절 등 3무(無) 공천을 공언했다.
그러나 물갈이만이 능사는 아닌듯 싶다. 너무 초선이 많으면 중구난방으로 흘러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지난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그러하지 않았는가. 기대를 모았던 386 의원들은 초심을 잃고 권력 맛에 너무 일찍 취해 버렸다. 그래서 경륜있는 다선 의원들의 리더십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제는 물갈이 폭이 아니다. 공천원칙을 지켜, 표를 줄만한 인물을 공천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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