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감독...그림 같은 풍경 속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어린 왕자' '마지막 선물' 등의 줄을 잇는 흥행 실패에도 불구하고 착한 영화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허밍'은 젊은 남녀의 착하고 순수한 사랑을 강조하는 멜로 영화다. 1998년 '연풍연가'를 만들었던 박대영 감독은 코미디 '하면 된다'(2000)를 거쳐 다시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눈을 돌렸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성실함이다. 관객이 주인공들의 사랑을 억지로 인정하도록 과장된 상황을 만들기보다, 별다른 사건이 없더라도 차근차근 감정을 쌓아 관객의 심정에 호소하는 멜로 영화의 기본을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 막 사랑을 시작한 풋풋한 연인들의 모습을 회상 장면을 통해 아기자기하면서 꼼꼼하게 표현했다. 또 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해 가는 사랑의 감정도무리 없이 그렸다. 물론 로맨스의 필수 요건인 따사롭고 서정적인 풍경도 잘 살아 있다.
그러나 이런 충실함이 지나치다 보면 오히려 신선함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사랑의 의미를 열심히 설명해 보려는 영화의 목소리가 직접적인 대사로 튀어나와 담백한 맛을 거둬간다. 기왕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전개방식을 택했으니 판타지를 더 살렸더라면 신선한 느낌을 줄수 있었을 듯하다.
그럼에도 박수를 보낼 만한 부분은 이 영화의 순제작비가 보통 상업영화의 절반도 되지 않는 7억 원이라는 점이다. 손익분기점도 못 맞추는 한국영화가 허다한 상황에서 제작비 대폭 감소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국민 드라마'인 '미우나 고우나'로 '전국구 스타'가 된한지혜가 이 영화에서는 몸에 딱 맞는 옷을 입고 스크린을 가뿐히 누빈다. 준서(이천희)는 여자친구 미연(한지혜)과 2천 일 기념일을 앞두고 있다. 끈질기고 열정적인 성격의 미연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준서와 함께 암벽 등반, 수영, 스노보드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즐기려고 노력한다.
그런 미연에게 점점 질려가던 준서는 급기야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단기 연구과정에 지원한다. 그러나 미연은 이번에는 무선 통신장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하면서장거리 연애 준비에 돌입한다.
어느 날 아침 준서는 무선 통신기를 들고 집에 찾아온 미연을 귀찮아 하며 밖으로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그런데 미연의 이모(이휘향)에게서 "미연이 어젯밤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로 누워 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준서는 조금 전까지 함께 있던 미연이 병원에 누워 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뒤늦게 자신의 무심함을뉘우친 준서는 미연의 흔적을 찾아 헤맨다.
내달 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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