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동서학동 색장리·완주 상관면 월암마을 경제지점
“전주천 상류가 이런 지경인데, 하류에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해서 물이 깨끗해지겠습니까. 백년하청이지요.”
전주시와 완주군의 경계지점인 완주군 상관면의 월암교(구 신리다리). 전주에서 남원방면으로 향하는 도중 전주시 색장동 인근의 삼거리에서 신리방향으로 좌회전한 후 전방 50m 지점에 설치돼 있는 월암교는 전주시 동서학동의 색장리와 완주군 상관면 월암마을의 경계지점.
교량 밑을 보니 전국적으로 대표적인 자연형 하천으로 손꼽히는 전주천의 상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 펼쳐졌다.
갈수기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하천주변은 생활오폐수로 추정되는 새까만 퇴적물로 완전 뒤덮여 있었다. 물길에 쓸려 내려온 자갈과 모래는 퇴적물로 범벅이 되어 보이질 않았고, 하천 한쪽에서는 시커먼 물웅덩이가 형성돼 있었다.
막대기로 퇴적물을 눌러봤더니 ‘쑥’ 들어가 버렸다. 퇴적물을 뒤적이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겨울철에도 이 정도이니, 더운 여름철에는 악취가 어느정도일 지를 짐작케 했다.
눈을 돌려 상관면 방면의 제방쪽을 보니 면사무소 소재지에서부터 시작된 배수로에서는 시커먼 물이 쉴새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눈으로 봐도 제대로 정화가 되지 않은 생활오폐수였다.
거무스런 색깔에 매스꺼운 냄새가 풍기는 것을 보니, 하천을 오염시킨 주범은 배수로에서 흘러나온 생활오폐수였다.
시커먼 퇴적물과 심한 악취, 계속해서 흘러드는 생활오폐수 등등. 하천이라기 보다는 ‘시궁창’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일 정도로 오염정도가 심각했다.
그리고 비가 조금만 오면 이들 오염물질들은 전주천 하류로 쓸려내려갔다.
전주시 동서학동 덕산마을 손윤엽 통장(60)은 “이 지역은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 여름철이 도시민들이 즐겨 찾았던 피서지”라면서 “식수로 끓여 먹을 정도로 깨끗했던 물이 8년여전부터 갑자기 상관면 지역에서 발생된 오폐수로 인해 썩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 통장은 “오래전에도 한차례 문제가 터져 행정기관에서 생활오폐수 차집관로를 설치했는데, 어떻게 해서 생활오폐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지를 모르겠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배수로 끝 부분에는 생활오폐수를 분리하기 위한 유입구가 설치되어 있으나, 각종 쓰레기나 낙엽 등으로 막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덕산마을 주민 최모씨(44)는 “특히나 심각한 것은 지금 눈에 보이는 퇴적물이 최근들어 쌓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쌓인 퇴적물은 여름 장마철때 한차례 쓸려 내려갔고, 현재의 퇴적물은 지난해 가을과 겨울동안 쌓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퇴적물의 깊이를 재보니 10㎝에 달했다. 얼마나 많은 양의 오폐수가 유입되고 있는가를 가늠케하는 대목이었다.
최씨는 “이렇게 배출된 오폐수는 흘려내가면서 지하로 스며들게 되고, 결국에는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다”면서 “생활용수를 지하수로 의존하고 있는 주민들은 이처럼 오염된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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