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조(전라북도의원)
최신 연구 결과, 인간의 대뇌 발달이나 인격과 습관 형성 등이 모두 출생 이후 최초 몇 년 동안에 기초가 잡힌다고 한다.
유아시기에 보살핌과 교육을 잘 받지 못한 사람은 성장한 후에 범죄자가 될 확률이 적절한 유아 교육을 받은 사람의 5배라는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유아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의 저자인 로버트 풀 검 은 그의 저술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어느 날 그가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다가 갑자기 ‘우리 생활 속의 많은 신념과 지혜들, 예를 들면 나눔, 공정함, 사람 때리지 않기,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 미안하다고 말하기, 물건 제자리에 놓기, 균형 잡힌 음식과 생활, 교통규칙 준수 등은 모두 대학원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유치원에서 배운 것이다.’라고 깨달았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유아교육은 아이가 일생의 가치판단, 도덕심, 생활 능력 및 좋은 습관을 기르는데 전면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계 각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육을 통한 국력 강화’를 국가 정책의 기본으로 내세우면서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정책의 우선순위를 유아교육 부문에 두고 있다고 한다. 선진국 유아교육에 대한 정책 및 제도적 대안과 지원체제 안에서 만 5세는 물론 0세~만4세 영유아 모두 유아교육을 받고 있다.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보장되어 의무교육에 준하는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유아교육을 공교육 체제 내에 포함시킴으로써 무상교육을 통한 유아교육의 보편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교육 선진국들은 생애의 토대가 되는 유아기 교육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교육정책을 바탕으로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으며, 양질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유아교육의 ‘공교육 체제 확립’을 채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아교육의 대상 연령으로 간주되고 있는 3세 이상 유아의 취원율이 우리나라의 경우 배우 낮은 실정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기회는 지역과 소득에 따라 불평등하게 제공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치원 취원율을 설립 유형에 따라 살펴보면 국가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거의 하지 않는 사립 유치원이 공립 유치원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높은 교육비 때문에 도시 지역에 살고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의 유아일수록 교육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우리의 영유아보육법은 영유아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보다는 여전히 국가적 시혜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유아의 보호와 교육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가 보호하기 어려운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도와주는 차원에서의 접근은 바뀌어져야만 한다. 모든 영유아들이 부모의 소득수준이나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질 높은 보호와 교육을 평등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보장체계가 마련되어야 하겠다.
부모들에게는 사교육비의 부담 없이 안심하고 일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유아교육의 공교육체제의 도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관련 법률에서부터 영유아와 보호자의 권리가 명시되어야 할 것이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초중등교육법에 포함되어 있는 유치원교육과 영유아보육법에 속해 있는 유아교육을 통합하여 별도의 유아교육법으로 독립시켜 유아교육 자체를 공교육체제의 한 영역으로서 확립하는 것이 유아들의 인권보장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다가올 미래에는 더욱 빨리 변화하고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가 될 것이기에 오늘날 유아에 대한 투자만이 미래의 사회적 위기를 막을 수 있으며 유아교육 중시가 바로 국가 경쟁력 제고의 출발이다.
/이영조(전라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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