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쓰레기와의 전쟁뒤 오히려 소각장으로 가는 비율 높아져
지난 8일 전주시 팔복동의 재활용품 선별장에는 쓰레기가 산을 이뤘다. 이곳으로 들어오는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들은 대부분 ‘매립용’과 ‘재활용’으로 구분되지 않은 상태였다. 선별장 한켠에 있는 건물의 2층에서는 직원들의 재활용품 선별작업이 한창이었다. 직원들이 컨베이어벨트로 쏟아지는 재활용품 쓰레기에서 신발·가방류, 호스, 장판류, 옷걸이, 화장품용기, 장난감 등을 일일이 선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직원들이 따로 빼낸 물품들은 대부분 압축한 뒤 소각장으로 보내진다는 게 선별장측의 설명이었다.
전주시내에서 분리배출된 쓰레기의 일부가 재활용되지 않은 채 소각되고 있어 전주시의 청소행정이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전주시가 지난해부터 쓰레기를 줄이겠다면서 ‘쓰레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도, 쓰레기의 수거·재활용과정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를 제외한 쓰레기의 경우 종류에 따라 ‘소각용’ ‘매립용’ ‘재활용’으로 분리해서 배출·수거되고 있다. △소각용에 해당하는 껍질류(양파·밤·마늘·계란 등), 컵라면, 종이컵 등은 종량제봉투에 △가방·신발류, 일회용 합성 옷걸이 등은 매립용 봉투에 △재활용이 표시돼 있는 폐필름류(라면봉지·과자봉지 등), 플라스틱 등은 재활용으로 분리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쓰레기로 배출된 일부 쓰레기가 정작 재활용되지 않고 선별장을 거쳐 소각장으로 향하고 있어 재활용쓰레기에 대한 재점검이 요구되고 있는 것. 현장점검결과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 가운데 절반가량은 소각장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전주시의 개선책 마련이 절실하다.
선별장 관계자는 “전주시의 ‘쓰레기와의 전쟁’ 이후 선별장에서 소각장으로 가는 쓰레기의 비율이 30%에서 50%로 높아졌다”면서 “일반 플라스틱 그룻의 95%는 재활용이 되지 않으며, ‘분리배출’ 표시가 된 과자봉지·컵라면용기 등 따로 배출된 물품들을 선별해 소각장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을 선정하고 배출하는 작업이 재정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분리수거만을 강조한 정책으로 가시적인 성과는 있지만 시민이 힘들게 분리배출한 용품들이 소각되고 있는 현실은 모순행정의 표본”이라면서 “자원의 재활용을 위한 종합적인 청소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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