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정읍 영원 고병원성 판명…고부 1000여마리 폐사
정읍시 영원면 앵성리 김모씨의 오리농장 집단폐사 원인이 고병원성 AI에 의한 것으로 7일 최종 판명됐다. 게다가 인근 고부에서도 오리의 집단폐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농장 주변의 주민들은 수년전부터 주민들을 괴롭혔던 소 브루셀라 피해를 떠올리며 그때의 악몽이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영원면의 AI가 발생한 지역으로부터 3㎞ 구역안에서 오리를 기르고 있는 김모씨. 지난 2월말에 3만마리의 오리를 입식해 애지중지 길러왔다는 김씨는 " 출하를 열흘 앞두고 있는데 인근에서 AI가 발생, 이동제한에 걸려 오리를 팔지도 못할 것 같다"며 " 천정부지로 치솟은 사료값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데 또다시 이 모양이냐"며 울상을 지었다.
현재 영원면 앵성리 김모씨의 오리농장에서 반경 3㎞ 안에는 4개 농가 11만2000마리, 반경 10㎞ 안에는 60농가 18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문제는 앵성리 농장에서 불과 4㎞밖에 떨어지지 않은 고부면 관청리 이모씨 오리농장에서도 사육중이던 1만8000마리의 오리중 1000여 마리가 폐사했다는 점.
지난 6일 신고를 접수한 정읍시 축산당국은 고병원성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축산농가들은 사태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몰라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고명권 정읍시 축산진흥센터소장은 "한국수의과학검역원에 시료를 채취를 해서 보냈으며, 8일중에는 AI여부가 밝혀질 것"이라며 "이곳에서 폐사한 오리가 고병원성AI에 의한 것이라고 속단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씨 오리농장마저 고병원성 AI로 확진판결을 받을 경우 주민들의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 농장으로부터 반경 3㎞ 안에는 6농가 20만 마리, 반경 10㎞ 안에는 24농가 87만 마리의 오리와 닭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수의과학연구소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7일 현장에 방역차량과 직원들을 급파, 출입차량을 통제하고 농장과 주변지역 방역에 돌입했다.
정읍시와 고부면도 앵곡부락 입구와 고부농공단지 국도변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오리이동을 철저히 감시하는 한편 통행차량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영원면의 한 마을이장은 "지난해 겨울에 어느해보다 많은 가창오리가 고부천에 날아들었다"며 "고부천을 끼고 있는 영원과 고부에서 연거푸 사육오리가 폐사한 것은 이상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앵성리 오리농장으로 들어가는 방역초소에서 메스꺼운 소독약 냄새를 맏아가며 동료들과 함께 작업하던 박문수 영원면의용소방대장(56)은 "농산물수입개방 등으로 농촌에서 살기가 가뜩이나 어려워졌는데 AI까지 발생해 안타깝다"며 " 30여명의 회원들이 AI가 끝날때까지 주야 2교대로 초소근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원면에서는 현재 의용소방대와 이장단, 새마을지회, 농민회, 등 6개단체가 방역초소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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