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김제 용지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AI의 확산 방지를 위해 우선 살처분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살처분이 유일한 대처방안이기 때문이다.
초기 살처분 작업이 인력 부족으로 터덕거리기도 했지만 지난주 부터 도내에도 군병력 까지 투입되면서 작업은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도내의 경우 지난 주말까지 전체 매몰대상 352만 마리에 대한 처리를 일단락 지었다.
살처분 작업이 한숨을 돌리면서 살처분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AI의 명확한 발병원인과 전파 경로를 규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선 확산을 막기 위한 명분 때문에 뒤로 밀렸던 문제점들이다.
먼저 피해 농가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다. 지난주 김제시 용지면 살처분 대상 일부 양계농가들이 "현재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보상가가 현실을 외면, 턱없이 낮게 책정돼 있어 살처분에 응할 수 없다"며 작업을 하려는 공무원과 군 병력의 농장 진입을 막고 반발하는 바람에 작업이 늦어지기도 했다. 경찰까지 투입해 작업을 재개했으나 이 과정에서 한 농민이 음독자살을 기도하는 불상사가 빚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농민이 제지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자식처럼 아끼는 닭을 살처분하고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는 농민들의 심정을 대변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에서도 피해농가에 대해 직접적인 보상외에 세제· 금융지원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피해 농민들은 당장의 생계대책과 현실에 맞는 보상가를 바라고 있다. 정부는 농민들의 요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지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다음으로 환경문제다. 현재 급하게 살처분하다 보니 토양과 수질 오염 방지대책이 미흡한채 매몰작업에 급급한 실정이다. 또 다른 환경문제 유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작업인부들의 비닐장화등 장구까지 함께 매몰하고 있다. 비닐등으로 제조된 이 장구들은 언제 썩을지도 모른다. 가금류와 따로 구분해 처리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살처분이 확산 방지를 위한 유일한 대안인 상황에서 정부는 매몰에 따른 문제점을 간과하지 말고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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