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개방 충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연일 산지 한우 값이 폭락하면서 축산농가들은 벼랑 끝에 내몰린 형국이다.
도내의 경우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기 하루전인 지난 17일 마리당 482만3000원에 거래되던 큰 암소 한우 값은 23일 453만8000원으로 불과 6일 사이에 28만원(6%)나 하락했다. 17일 마리당 191만4000원의 시세를 보였던 암송아지는 171만5000원으로 19만9000원(10%) 떨어졌다.
이같은 한우값 하락은 앞으로 사료값이 오를 전망인데다 쇠고기 수입시장 개방에 불안을 느낀 축산농가들이 도축이나 출하두수를 늘리면서 비롯된 예상된 결과이다. 자연적으로 축산농가들의 추가 피해도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미처 자구책을 마련하기 전에 결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는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국내 축산업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하면서 내놓은 지원책은 축산농가들의 신뢰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마리당 10∼20만원의 품질 고급화 장려금 지급, 브루셀라 감염 소의 보상률 조정, 도축세 폐지 등은 실효성이 없거나 이미 예전 정부에서 발표됐던 시책들이다. 이같은 '땜질식 대책'으로는 벼랑 끝에 내몰린 국내 축산업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임이 이번 소값 폭락세가 입증해주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이 광우병으로 부터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할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우선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들여오도록 한 연령제한도 미국측의 동물사료 금지조치 강화와 연계해 해제해주기로 했다. 광우병이 대부분 30개월 이상 소에서 발견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조치가 검역주권을 포기했다는 지적을 받는 대목이다. 미국 쇠고기 시장을 개방한 일본과 대만은 30개월 미만 연령제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전국 축산농민들은 어제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철회를 촉구했다. 농민들은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은 '전시용 시책'에 불과하다며 송아지 가격 안정제 기준가격 상향, 소득보전 직불제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전북의 한우 농가는 전국대비 11%를 차지할 정도로 축산비중이 높다. 시장개방에 따른 피해 역시 클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축산농가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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