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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장애·15살 나이차, 사랑으로 극복하죠

만학의 꿈 키우는 윤복희씨에 반한 신명환씨 "함께 사회복지사 꿈 키우고 싶어요"

장애를 극복하고, 부부로 아름다운 삶을 가꾸고 있는 신명환씨와 윤복희씨. (desk@jjan.kr)

올해 스물아홉살인 신명환씨(전주시 인후동)의 하루는 이른 새벽인 6시에 시작된다. 일어나자마자 간단히 세수를 마친 명환씨는 아내를 위한 아침밥을 준비한다. 오늘의 메뉴는 아내가 좋아하는 미역국과 감자볶음이다. 아직은 서툰 솜씨지만 이제 제법 모양새를 갖춘 밥상을 차릴 수 있게 된 명환씨는, 환하게 웃으면서 밥상을 받아줄 아내를 생각하면서 행복해진다.

 

아내 윤복희씨(44)와 살게 된지 벌써 6개월. 그 6개월동안 명환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아내 복희씨를 위한 밥상을 차리고 있다.

 

명환씨의 아내 복희씨는 1급 지체장애를 겪고 있어 명환씨의 도움 없이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밥을 먹지도, 간단한 볼일조차 볼 수가 없다. 명환씨는 복희씨를 만나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된 지난 1년간 복희씨의 손발이 되어오고 있다.

 

명환씨의 몸도 그리 성한 것만은 아니다. 2년전 뇌종양으로 인해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고 말았다. 활발하고 적극적이었던 명환씨에게는 생애 최고의 시련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명환씨는 도리어 위기를 기회를 삼았다. 장애를 앓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자원봉사 활동가로 나선 것.

 

한쪽눈만 잃었을 뿐이지 손발이 성한 명환씨는 자신보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명환씨가 복희씨를 알게 된 건 꼭 1년 전이다. 텔레비전을 통해 복희씨를 처음 봤다는 명환씨는 갑자기 환한 빛이 나는 것 같았다면서 그 때를 회상한다. 장애를 겪고 있으면서도 야학을 다니면서 만학의 꿈을 키우는 복희씨가 명환씨의 마음으로 들어온 것이다. 명환씨는 바로 그 다음날, 복희씨가 다니는 야학으로 직접 그녀를 찾아나섰다고 한다. 처음 만난 복희씨에게서는 휠체어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만큼 환한 빛이 났다고.

 

복희씨에게 명환씨의 사랑은 그리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15살의 나이차와 세상의 눈, 그리고 불편한 자신의 몸으로 인해 명환씨를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명환씨는 그녀를 향한 사랑을 쉽게 거두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해 9월, 복희씨가 또 한차례 다리 수술을 받게 될 즈음에는, 아예 병상에 붙어서 그녀를 간호했다. 두달동안의 극진한 간호가 복희씨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일까..

 

결국 복희씨도 명환씨의 사랑을 받아들였고, 둘은 부부가 되었다.

 

그러나 복희씨의 병이 갈수록 심해져 두사람은 힘든 시련을 겪었다. 명환씨가 없으면 하루 종일 물 한 모금, 밥 한 숟갈 먹지도 못하고 꾹 참아야하는 복희씨 때문에 명환씨는 마음 놓고 자원봉사 활동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당장 먹고 사는 일이 급하니,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 다행이 지금은 복희씨의 몸이 많이 좋아져서 명환씨의 마음은 한결 편하다.

 

함께 산 지난 6개월 동안 말다툼 한번 해본적 없다는 복희씨와 명환씨.

 

하루 종일 함께 있어도 심심함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이들 부부는 천상 연분이다. 훗날 아내가 건강해지면 함께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우고 싶다는 명환씨는 더불어 복희씨의 영원한 보디가드가 되는 게 꿈이란다. 세상의 잣대로는 가늠할 수 없는 복희씨와 명환씨의 사랑. 그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그래서 내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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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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