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강영준군 사망 1주기 맞아 교육계 안팎 시끌…법원, 30일 두번째 심리 예정
지난해 5월 31일 당시 전주J중 3학년에 다니던 강영준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1주기를 맞은 것과 관련, 당시에 제기됐던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교육계 안팎에서 적지않은 후유증을 낳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학교폭력이 교내에서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의 다각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 고(故) 강영준군 사건은
강군이 지난해 5월 31일 자살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강군이 유서를 남기지 않아 정확한 자살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군의 부모는 "아들이 학교에서 동급생들에게 잇따라 폭력에 시달렸고, 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하면서 전주지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그동안 꺼놨던 핸드폰을 열어 문자메시지를 확인했는데 아들친구의 학부모 등으로부터 '××가 상습폭력을 행사했다'는 등의 문자를 보내줬다"면서 "가해학생들로 의심되는 아이들을 불러 자세한 정황을 녹취한 뒤 이를 토대로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직접수사에 나선 뒤 지난해 11월 가해자로 지목된 강군의 동급생 4명을 전주지법 소년부에 송치했다.
▲ 무엇이 문제인가
법원의 판단이 늦어지면서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지적이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가해학생 4명에 대한 첫 심리를 열었고, 6개월이 지난 뒤인 오는 30일을 두번째 심리기일로 지정했다. 통상적으로 소년부사건 절차가 2∼3개월이면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법원의 판단이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것.
특히 이로 인해 학교와 도교육청은 "심리가 진행중인 만큼 법적판단이 마무리된 뒤 대응하겠다"는 소극적이고 무성의한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또 강군의 부모가 '학교내 일진(폭력조직) 존재' 및 '학교폭력 은폐'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데도 불구, 교육당국이 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군의 부모는 현재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연계해 당국의 책임있는 사과와 성의있는 사후처리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전주J중 관계자는 "일진존재 및 학교폭력은폐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지난 1년동안 학교관계자들이 겪었던 심적고통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 문제는 '보편화된 학교폭력'
강군의 부친은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 아이의 자살원인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는 이같은 불상사가 재현되지 않도록 당국의 성의있는 노력이 더욱 중요한 것아니냐"면서 "지금이라도 당국은 그동안의 입장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이같은 교내폭력이 특정 학교의 문제가 아닌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상화·보편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관계자와 교육당국의 자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 청소년상담센터 관계자는 "학교폭력이 되풀이될 때마다 학교측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교현장에서 문제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동급생을 괴롭히고 있는 현실이 비일비재한데도 학교측은 '우리 학교에 일진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왕따와 학교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라도 문제학생을 선도하는 실질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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