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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대한민국 女心 달군다

"허영심·불륜 조장" "통념깬 여성트렌드 제시" 논란속 5일 개봉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대한민국 여심(女心)을 달군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미드(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가 영화로 만들어져 5일 개봉됐다. 패션· 외식업체들은 주인공들이 착용한 가방과 신발 등 홍보에 여념이 없고, 공동 마케팅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또 한바탕 '뉴욕 신드롬'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

 

명품 소비로 미혼 여성들의 허영심을 부추긴다 혹은 동거, 불륜 등을 그린 자유로운 삶의 방식은 우리나라 정서에 안 맞는다 등 논란이 있지만, 이 영화는 기존 여성들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 패션의 지형도를 바꾼다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가 즐겨 신는 마놀라 블라닉.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의 한 장면. (desk@jjan.kr)

 

50만원이 넘는 고가 구두지만, 골드미스들 사이에서는 "꺅!” 소리 지르게 하는 아이템이다. 드라마에 나왔던 아이템을 사려면 두 달을 기다려야 살 수 있을 정도. 허영심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이들은 '열심히 일한 당신 아낌없이 써라' 라는 논리에 충실히 따를 뿐이라고 말한다. 고가의 물건을 '지르는' 이유는 자신을 위한 보상, 사랑하는 방식을 소비를 통해 표현한다고 여기기 때문.

 

김은영씨(24·전북대)는 "주인공들의 멋진 스타일만큼은 정말 앞서간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며 "하지만 구입하기엔 너무 비싸 상당수가 인터넷 쇼핑에서 좀 더 비슷한 물건이 없는지 찾는다”고 말했다.

 

초록빛 장미 무늬 등 화려한 플라워 프린트 의상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캐리의 영향력. 물론 이런 과시적 명품 소비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취업준비생 박인영씨(25)는 "과시적 명품 소비가 모든 여성들의 로망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든다”며 "소비의 눈높이를 너무 높여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시키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 성에 관한 통념을 깬다

 

'섹스 앤 더 시티'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 안에 세상 모든 남녀관계가 있어서다. 캐리가 '빅'과 결혼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빅'은 '러브레터'조차 비서에게 '팩스'로 보내게 하는 돈 많고 못된 남자다. 하지만 결혼식 전날 캐리에게 "결혼생활 솔직히 자신없다”고 털어놓음으로써 달콤한 신혼생활의 꿈을 무참히 깬다.

 

섹스와 보톡스를 거침없이 즐기는 사만다(킴 캐트럴)는 아들뻘 되는 10살 연하남 스미스와 사랑에 빠지고,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우던 변호사 미란다(신시아 닉슨)는 스티브와 결혼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도 한다.

 

현모양처의 삶을 꿈꾸는 샬롯(크리스 틴 데이비스)은 불임을 극복하고 드디어 임신에 성공.

 

이렇듯 4명의 뉴욕커들의 삶은 자유분방하고 거침없지만, 영화 안에서는 너무 자연스러워 거부감이 없다. 불륜, 양다리 등 남녀간의 삐걱거리는 사랑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기존의 성관념을 흔드는 것이다.

 

이선희씨(27·전북대)는 "골드미스들로 사는 것도 능력이라는 게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라며 "앞서가는 면은 없지 않지만, 이 영화는 금기로 치부됐던 성관념의 변화를 거부감 없이 짚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새로운 문화, 아점엔 브런치를

 

아침(Breakfast)과 점심(Lunch)의 합성어인 '브런치'. 영화의 여주인공들은 늦은 오전 레스토랑에 모여 '브런치'하며 수다를 풀어놓는다.

 

'브런치' 따라하기에 현재 국내 각종 카페, 극장 등 브런치 메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와플, 계란 프라이, 샐러드 등이 포함된 한끼 식단이지만, 1만원(부과세금 별도)을 넘는 고가가 많다.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불구, 젊은 여성층이 '브런치'를 먹는 이유는 고급문화에 대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다. 그 음식값에는 자신이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과 같은 존재가 되는 효과가 포함돼 있기 때문.

 

직장인 김지혜씨(26)는 "도내는 고급 브런치보단 시네마 브런치, 카페에서 간단한 아침식사 대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브런치를 즐기는 젊은 남성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미국 케이블방송 HBO가 제작한 드라마. 뉴욕을 배경으로 전문직 여성 네 명의 삶과 사랑을 담은 트렌디 코믹물이다. 1998년 방송 뒤 2004년 종영되기까지 200여 개 나라에서 3900만 명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였다. 국내에선 2004년부터 유선방송인 '온스타일'을 통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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