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지역 150여세대 '사랑의 고리 어울림 여름학교'
다문화사회에 접어들면서 외국인들을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 이주여성들이 그 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이들 이주여성들을 위한 정주여건은 그리 넉넉치 않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사교육은 꿈도 꿀 수 없고, 주위 사람들이 아이를 차별하고 선입견을 품고 대하는 것이 그들이 처한 현실이다.
'그것도 못하느냐'고 핀잔을 주는 사람은 많아도, 도와주는 이는 거의 없다. 교육 또한 천편일률적인 주입식 한글교육이 거의 전부다.
아이들 때문에 울고 웃는 세상의 다른 엄마들과 다를 바 없는 이주여성들이 고뇌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이유다. 이에, 다문화가정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지난 달 28일 개강식을 가진 '사랑의 고리 어울림 여름학교'의 '엄마나라 바로알기'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그 자녀들에게 주체성을 확립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한국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의 형식과는 사뭇 다르다. 이 프로그램은 새마을운동진안군지회(지회장 임경환)가 진안군청소년지원센터(소장 우시엽)의 도움을 받아 17차로 매주 세 차례씩 진행하고 있다.
진안지역으로 시집 온 150여 세대 다문화가정이 그 교육 대상. 두 차례는 부모와 자녀교육이 동시에, 한 차례는 자녀와 함께하는 체험활동 위주로 짜여졌다.
여기엔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행복충전 가족 공동놀이'나 문화체험, 가족캠프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곁들여 있다.
자녀들에게는 동남아 등지의 엄마나라에 대한 정치, 문화, 사회 등이 망라된 미술과 독서, 만들기 등을 집중교육을, 부모들에겐 사랑의 대화법이나 부부 상황설정극 등을 체험토록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 26세대 70여 명은 지난 2일 부안 모항해수욕장으로 가족캠프를 다녀왔다. 서바이벌 가족 물총놀이로 시작된 이날 나들이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일본출신 가요꼬씨(진안 주천면 거주)는 "농삿일이 바빠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없어 늘 안타까웠던 터에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자녀들에게 엄마 나라의 문화를 가르칠 수 있었던 계기가 마련돼 행복했다"고 흐믓해했다.
진안새마을지회 박주철(36) 사무국장은 "소외된 다문화가정의 자녀에게 엄마나라의 문화를 알려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랐다"면서 "다문화 세계 공존 인식과 여러나라 전통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배워 차별, 편견 등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진안새마을지회는 지난달 초부터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제2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새내기 이주여성과 그 가족들을 위해 의사소통의 해방구인 다문화가정지원상담센터(센터장 박순금)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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