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1:37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방송·연예
일반기사

안방극장 도박ㆍ폭력 '위험 수위'

'타짜'ㆍ'에덴의 동쪽' 경쟁적으로 폭력성 부각

손목을 걸고 도박을 한다. 화투 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잡히고, 카지노의 화려함도 집중 부각된다. 조직폭력배들과의 혈투는 잊을만 하면 등장한다. 영화가 아니라 TV 드라마에서다.

 

TV 드라마에서 폭력성과 선정성의 표현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잇따라 선보인 MBC TV '에덴의 동쪽'과 SBS TV '타짜'가 위험수위를 육박하고 있다. 두 드라마는 공교롭게도 월~화요일 오후 10시대에 나란히 경쟁한다.

 

16일 첫선을 보인 SBS '타짜'에서는 도박에 목숨을 건 어둠의 인생들이 자극적으로 조명됐다. 도박으로 패가망신하고, 신체를 걸고 도박을 하는 내용들이 가감없이 전파를 탔다. 또 주인공 고니(장혁 분)는 화투를 치다, 당구를 치다 줄곧 싸움에 휩싸였다.

 

같은 시간 전파를 탄 MBC '에덴의 동쪽'에서는 주인공 동철(송승헌)과 조폭의 악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드라마 초반부터 쉼없이 펼쳐지고 있는 동철을 둘러싼 피비린내 나는 폭력의 '향연'이 이날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동철의 주변 사람은 칼부림의 희생양이 됐고, 동철은 대부분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42세의 시청자 김선희 씨는 "요즘 드라마의 표현 수위가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적나라해졌다고 하지만 이들 드라마를 보면서 '좀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생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두 드라마는 모두 15세 이상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온 가족이 저녁에 같이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얘기.

 

'타짜'는 안방에서 조심해야할 소재인 도박과 폭력이 주 재료인 까닭에 태생적으로 위험성을 안고 출발했다. 기획단계에서 '도박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만들어도 되냐'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비슷한 논란 속에서도 사채 시장을 조명한 '쩐의 전쟁'을 성공시킨 SBS는 "최대한 드라마에 적합하게 각색할 것"이라며 이 기획을 밀어붙였다.

 

'타짜'의 연출을 맡은 강신효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만화와 영화에서 그려진 내용을 드라마로 옮기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최대한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것으로 영화와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짜'가 폭력적인 도박의 세계를 우회적으로 그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수 개월 전부터 준비 중이던 '타짜'가 17일 현재 대본이 4회밖에 나오지 않은 것이 단적인 증거. 선정성을 거르고 도박의 세계를 그리겠다는 의도가 극 초반 벽에 부딪힌 듯 하다.

 

반면 '에덴의 동쪽'은 한 가족의 파란만장한 역정을 50부작에 걸쳐 그리는 드라마다. '타짜'와 달리 폭력성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초반 폭력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극의 시대적 배경이 폭압적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주인공 동철이 폭력의 세계에 발을 디디면서 그의 비극이 부각되고 있는 것. 또 이 과정에서 카지노 대부(유동근)의 사업과 인생도 가볍지 않게 묘사되며 말초적 흥미를 자극한다.

 

시청자 이지은(36) 씨는 "폭력 장면이 등장하면 채널을 돌리고 싶다. 굳이 그렇게 드라마에서 폭력 장면을 과도하게 노출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타짜'와 '에덴의 동쪽'은 이날 각각 11.6%와 25.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