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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성매매와의 전쟁 선포날 전주 선미촌 밤풍경

단속 알고도 20여개 업소 버젓이 성매매…남성 1명등 5명 적발

23일 밤 11시께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전주 선미촌의 한 업소에서 여성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왼쪽). 이날 새벽 1시께 성매매 단속에 나선 경찰이 손님이 들어간 것을 확인한 뒤 업소의 문을 장도리로 뜯고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도심에 짙은 어둠이 찾아왔다. 낮 시간 도심을 가득 메웠던 차들의 움직임이 뜸해질 시각. 전주시내 유흥업소 밀집지역은 화려한 네온사인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4주년인 지난 23일 밤. 취재진은 성매매업소 단속에 나선 경찰과 동행, 취재에 나섰다. 경찰서로 이동하던 중 둘러본 전주시청 인근 성매매집결지(일명 선미촌). 경찰이 성매매업소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지만 20여개 업소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업소에 있던 여성들이 취재진의 차량이 지나가자 손짓을 한다. 다른 곳에서는 차량에 타고 있는 남성과 흥정이 벌어졌다. 전주 완산경찰서에서 20여분 간의 회의를 마친 경찰과 다시 성매매집결지 인근에 도착한 시각은 밤 11시25분께. 잠복이 시작됐다.

 

12시15분께 팀장이 팀원들에게 전화로 상황을 전달받았다. '조용하다'는 보고다. 20여분의 시간이 더 흐른 뒤 '손님이 업소로 들어갔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업소 감시에 나섰던 팀원이 복귀하고 경찰은 검거계획을 세운 뒤 혹시 잠겨 있을 문을 뜯기 위한 '장도리' 등을 준비하고 현장으로 향했다. 잠복 1시간10여 분만에 전쟁이 시작됐다.

 

업소 앞에 도착한 단속반은 차에서 내려 도주로를 차단한 뒤 잠겨 있는 입구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갔다. 이어 경찰들은 2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장도리 등을 이용해 문을 따기 시작했고, 2분여가 흐른 뒤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업소 내부에는 2~3층에 각각 3개의 방이 있었고, 2층 3개 방 중 1곳만 문이 닫혀있었다. 경찰들이 잠겨 있는 문을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자 방안에는 한 남성이 침대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고, 옆에는 속칭 '홀복'을 입은 성매매 여성이 서 있었다. 단속반과 취재진이 들어서자 방안에 있던 남성과 여성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업소에 대한 수색이 이어졌고, 경찰은 현장에서 성매수 남성 1명과 성매매 여성 2명을 붙잡아 경찰서로 호송했다. 업소 밖에서는 인근 업소 업주들이 경찰의 단속이 시작되자 일제히 업소의 불을 끄고 숨죽인 채 단속을 지켜봤다.

 

한 업주는 "먹고살게도 해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단속만 한다"며 경찰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또 다른 업주는 "단속이 시작되면서 아가씨들이 모두 여관 등으로 빠져나가 성매매가 음성화되고 있다"며 "집결지만큼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취재진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완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신상만 계장은 "오늘(23일)은 한 곳의 업소를 단속하는데 그쳤지만 지속적인 단속으로 도내에서 성매매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완산서는 이날 성매매 여성 오모씨(25) 등 2명과 성매수 남 김모씨(26)를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또 성매매업소 업주와 건물주에 대해서도 사법처리 할 예정이다.

 

성매매 여성과 남성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 업주는 영업에 의한 알선의 경우 7년 이하 징역에 7000만원 이하 벌금, 건물주는 3년 이하 징역에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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