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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진안 상전면 수동지구 어류 산란장 파괴

군 치어 방류 노력 불구 흔한 피라미도 찾기 힘들어

토사 퇴적으로 민물고기 산란장이 파괴되고 있는 진안 상전면 수동지구 하천. (desk@jjan.kr)

'심화된 토사 적체로 어류 산란장이 파괴됐다'는 민원 제보에 따라 직접 현지를 찾은 곳은 진안 용담호 상류인 상전면 수동리 수동정수장 인근 하천.

 

도착한 현장은 그야말로 상황이 심각했다. 수면 곳곳에 드러난 모래더미는 백사장을 방불케 했고, 그 흔한 자갈하나 보이지 않았다. 하루 이틀에 진행된 모래뻘 현상이 아님이 짐작됐다.

 

물이 고인 수심도 깊어야 무릎높이. 하위의 반만 걷어 올려도 물살을 헤칠 만큼 얕았다. 한때 최고 4∼5m의 수심이 존재했던 하천이라곤 믿기질 않을 정도였다.

 

그러한 곳에 민물고기들이 노닐리 만무. 1시간 동안 물속을 들여다 봤지만, 흔하디 흔한 피라미 한마리 없었다. 물고기들이 둥지를 틀 만한 여건이 충족돼 있지 않은 탓인 듯했다.

 

이 곳으로부터 위로 100m 가량 떨어진 죽도 부근도 사정은 마찬가지. 어업허가권을 쥔 한 주민이 애써 자망(그물)을 던져보지만, 손에 쥔 것은 축 늘어진 수초 뿐이었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쏘가리는 물론 운만 좋으면 1급수에만 산다는 쉬리까지 쉽사리 얻은 곳인데, 지금은 아예 구경도 못하니…."란 말로 넉두리를 쏟아내는 김모씨(47). 생계를 잇지 못하는 현실에 명연자실했다.

 

'민물고기의 보고'로까지 회자됐던 용담호 상류 하천들이 그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그 흔한 쏘가리와 메기 등 민물고기들이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용담댐 건설로 붕괴된 물리적 기반 속에, 그나마 물고기 잡이로나마 생계를 이어가려했던 수몰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애환만 더해가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진안군이 매년 내수면에 치어를 방류하긴 하지만, 어류가 풍족했던 예전만은 못하다.

 

이 같은 현실은 내수면에 대한 수산종묘 방류현황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2005년 14만2000마리에 불과했던 민물고기 방류량이 해마다 급증, 지난해에는 150여 만마리로, 10배 이상이 늘어났다.

 

방류 어종도 기껏해야 쏘가리, 붕어에 그쳤던 초창기와 달리 다슬기, 동자개, 참게, 뱀장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데다, 소요 예산 또한 지난 2008년만 1억3000만원이 쓰여지는 등 가히 기하급수적이다.

 

이는 용담호 내수면에 서식하는 민물고기들이 그 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임에 틀림없다. '오랜시일에 걸쳐 퇴적된 토사로 그 산란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인근 주민들의 원인분석이 사실로 드러났다.

 

황휴상 상전면주민자치위원장은 "하천 인근 전답에 있는 모래 등이 빗물 등에 쓸려 내려가면서 지류 자체가 변화됐고, 이 때문에 물고기들의 서식처가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듯 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자원공사 용담댐관리단 황학연 차장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며 책임성있는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물고기들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이 댐 건설(2001년)과 맞닿아 있는 만큼 서식하기 좋은 자갈밭 등 환경만 조성하면 이 같은 문제는 해결될 수도 있다라는 견해가 짙다.

 

이 같은 여론에 따라 군은 퇴적된 토사로 적체현상이 심화된 상전면 수동지구 등 3개지구 4.7km면적의 주요하천에 대해 하상준설 및 저류보 공사를 추진할 근거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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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문 sandak7@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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