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컴퓨터를 사줄 돈이 없어 모텔에서 절도를 벌인 30대 실직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덕진경찰서는 13일 모텔에 설치된 컴퓨터를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로 이모씨(38)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7일 오전 5시20분께 전주시 금암동 T모텔에서 시가 60만원 상당의 컴퓨터 1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전에 살고 있는 이씨는 누나가 살고 있는 전주에 내려와 일자리를 찾던 중 전날 T모텔에 투숙했다. 방 안에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던 중 방 안에 있는 컴퓨터를 보자 아들(초1)이 떠올랐다. "숙제를 하려면 컴퓨터가 있어야 한다"는 아들의 말이 생각난 것.
하지만 이씨는 컴퓨터가 나사로 고정돼 있어 훔칠 수 없게 되자 옆방으로 들어가 고정장치가 없는 컴퓨터를 발견했다. 그는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을 이용, 컴퓨터를 들고 계단을 통해 모텔을 나왔다.
경찰조사에서 이씨는 "벌을 받아야 하는 줄 알지만 최근 실직한 상태여서 어린 아들한테 컴퓨터를 사 줄 돈이 없었다"며 "훔친 컴퓨터는 아들에게 선물로 줬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부모 노릇을 하려 절도까지 감행한 이씨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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