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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사라진 '대목 특수'…판매량 평소 수준

22일 새벽 전주 남부시장에서 시민들이 설 제수용품을 고르고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말해서 뭐해.우리라고 뭐가 다르겠어."

 

남부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김모씨(49). 썰렁한 가게 안 전기 난로에 의지한 채 불평을 늘어 놓았다. 과일 판매가 급격하게 줄어 매출은 지난 해의 반도 못 미친단다. 설 매출도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 명절 과일판매도 지난 해의 삼분의 일 수준으로 잡았다. 젊은 사람들은 마트로 가고, 그나마 찾아오는 손님들도 구매량이 신통치 않다며 걱정한다.

 

맞은 편 좌판을 벌리고 있는 서 모씨(57)는 직접 생산한 과일을 팔고 있지만 배 한 상자가 지난 해에 비해 몇 만원씩 낮게 팔리니 생산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팔아도 적자여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에 손님을 뺏긴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대목 특수마저 사라졌다고 상인들은 우울해했다. 명절이라고해봤자 평상시 판매량과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 마트에 비해 물건도 좋고 30% 이상 저렴하다며 홍보를 해도 효과가 없다.

 

남부시장 안 옷가게 골목. 저렴한 내의며 외투를 선물하려던 사람들로 바빴던 지난 해와 달리 구경하는 손님도 없다. 아직 개시도 못했다는 박모씨(55)는 "그나마 간간히 들르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사가는 사람은 몇 안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설 명절을 맞은 한복 가게조차 아이들 한복을 사러 오는 발길마저 끊겼다.

 

한복집 주인은"어른들은 설에 한복 잘 안입어서 작년과 별 차이 없다"며 "그래도 애들 한복은 더러 사러왔는데, 7만원짜리를 6만원 5만 5천원에 줘도 안산다"며 혀를 찼다.

 

대목장사에 빠질 수 없는 한우판매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해 같으면 새벽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앉지도 못하고 팔았어야 할 때인데, 모두 앉아서 쉬어가며 장사하고 있다"는 한우집 사장은 "아들, 딸까지 일손을 도우러 나왔지만 찾는 손님이 없으니 딱히 도울 일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비해 오분의 일 수준"이라며 "물건도 안팔릴까봐 선뜻 떼어다 놓지도 못하는데다 한우라고 표시해도 믿지 않으니 말 다한 것 아니냐"고 답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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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리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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