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거물급 루키들을 주연배우로 내세워 하와이에서 막을 올린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제한파 속에 대회 수와 상금 규모가 축소되고 '영원한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은퇴로 휘청거렸던 여자골프계는 젊은 피를 받아들여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영건들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는 바로 한국여자골프의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와 위성미(20.영문이름 미셸 위.나이키골프)다.
올 시즌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들은 12일(한국시간)부터 사흘간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터틀베이 골프장 파머 코스(파72.6천582야드)에서 열린 SBS오픈에서 대결을 펼친다.
신인이라고 하지만 이들은 LPGA 투어 정식 멤버가 되기 전부터 각종 주요 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검증받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작년까지 정식 멤버가 아니었던 이들은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실제로 같은 대회에 출전한 것은 네차례에 불과하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시두 선수만의 성적으로만 본다면 신지애의 4-0, 완승이다.
첫 대결이었던 2007년 US여자오픈에서 신지애는 6위에 오르는 성적표를 남겼지만 위성미는 2라운드 도중 기권하고 말았다.
이어진 에비앙마스터스에서도 신지애는 공동 3위를 차지했고 위성미는 69위에 그쳤고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도 신지애는 공동 28위에 오른 반면 위성미는 컷오프의고배를 마셨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08년 US여자오픈으로 여기서도 신지애가 공동 19위, 위성미가 컷오프되면서 신지애가 완승을 거뒀다.
또한 신지애는 작년 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해 3승을 수확하면서 기록상으로 위성미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성적표만을 가지고 두 선수의 기량을 비교하기는 아직 이르다. 최근 2년 동안 신지애는 나날이 기량이 발전하는 상승세를 탄 반면 위성미는 남자대회출전과 부상 등으로 최악의 성적을 내던 기간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한 신지애는 8일 끝난 유럽여자골프투어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서 실전 감각을 다듬었다.
스폰서와 새 클럽 교체 문제 등 신경쓰이는 일이 많았던 신지애는 LPGA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매듭을 지으면서 이제는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ANZ 대회에서 감기로 인해 링거를 맞는 악조건 속에서도 공동 8위로 선전한 신지애는 9일 호주 브리스번 공항을 출발,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갈아타고 10일 하와이에 도착했다.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는 신지애는 "최근 복잡한 일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 줬는데 이제 든든한 후원자를 만났기 때문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신지애와 대결을 펼칠 위성미는 그동안 남자대회 출전 등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다가 작년 12월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LPGA 투어 출전권을 당당히 따내면서 "LPGA 투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터틀베이 파머코스는 2005년 대회 때 아마추어였던 위성미가 15세의 나이에 공동 2위에 올라 잠재력을 보여준 곳이다.
위성미는 작년 12월 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제는 실수를 하지 않는 스윙을 만들겠다. 비거리보다 일관성이 중요하다. 스윙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세세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후 위성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빅혼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 스윙 코치인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보내 준 스윙 분석 비디오로 샷을 가다듬어 왔다.
위성미는 대회 출전을 앞두고 "훌륭한 신인들과 경쟁을 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출전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원투 펀치 폴라 크리머와 모건 프레셀, 대만의 스타 청야니 등이 출전한다.
한국은 맏언니 박세리(32)를 비롯해 이제는 LPGA 2년차가 된 최나연(22.SK텔레콤), 지은희(23.휠라코리아) 등이 우승컵을 다툰다.
이밖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자존심 서희경(23.하이트)과 김하늘(21.코오롱)도 초청선수 자격으로 세계 강호들과 실력을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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