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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탐방] 진안군 자원봉사단체 '불꽃회'

군 생활민원팀 주축…주민들의 작은 고민도 내일처럼 꼼꼼히 해결

진안군청 생활민원팀 등으로 구성된 '불꽃회' 회원들. (desk@jjan.kr)

"우리 영감이 수도 공사중 뇌졸중으로 돌아가신 뒤 손도 못대고 방치해왔던 하수구였는데, 점심도 급구 사양한 채 고쳐주니, 그 은혜 어떻게 다 갚아야 할 지∼ 영감! 이렇게 좋은 날도 못보고 왜 먼저 갔소…."

 

'용담면 옥수마을에 사는 김일엽'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독거노인이 진안군청에 보내온 감사편지 내용 중 일부(요약분)다.

 

영감이 살아생전 못다한 집안의 숙원사업(?)을 아무런 조건없이 신속히 해결해 준 진안군청 생활민원처리반의 후의에 대한 나름의 보은인 것이다.

 

당시, 김 할머니는 이 편지 속에 꼬깃꼬깃한 쌈짓돈 20만원을 "직원들 밥이라도 사주라"며 애써 동봉했었다. 하지만 군 측의 반려로 그 뜻만 전달됐다.

 

민선 4기들어 군민들과 약속했던 진안군의 핵심공약인 '속 시원한 민원해결'에 탄복한 수혜자들이 보내 온 감사의 편지는 비단 이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생활민원팀이 꾸려진 2006년 8월 이후 지금까지 줄곧 이어졌고, 떡이나 음식을 직접 장만해 오는 것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수혜세대 또한 적지않기 때문이다.

 

이를두고'국록을 받는 공복이기에 당연한 민원해결'이라는 시각도 없진 않다. 그러나 민원현장에 직접 찾아가 속시원히 민원을 해결하는 전담팀이 가동되는 곳이 진안군뿐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2007년 2월에서야 비로소 자타가 공인하는 '8282민원해결사'로 거듭난 생활민원팀. 그 중심엔 '불꽃회(회장 박준선·52)'가 서 있다.

 

'빛과 소금'역할을 해 온 이 단체가 가세하지 않았다면 찾아가는 생활민원처리도 사실상 힘에 버거워서다. 물론 국번없이 120번 등을 통해 들어오는 현장민원은 8명으로 짜여진 자체 생활민원팀이 전담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기술을 요한다거나 인력이 달릴 때에는 어김없이 '불꽃회' 회원들이 힘을 실어준다. 그러기를 3년 여. 이젠 한 솥밥을 먹는 식구나 진배없을 정도로 훌륭한 팀웤을 자랑한다.

 

그들의 손 때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처리된 6000건이 넘는 생활민원처리 현황에 그대로 묻어난다. 보일러나 전기만을 고치는 수준이 아니다. 때론 집을 통째로 수리해주기도 한다. 그러한 성과는 6급 기능직인 박 회장이 오를 수 없는 생활민원 담당을 꿰차게하는 밑거름이 됐다.

 

기술봉사는 주로 주말에 한다. 거의 모든 회원이 공직에 있거나 사업을 하는 바쁜 인사(?)들인 연유에서다. 군과 경찰, 한전 직원, 그리고 보일러 업체 사장 등 13명의 회원 면모만 봐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최소 1개 이상의 기술 자격증을 득한 '신의 손'으로 통하는 이들 회원. 봉사에 대한 열정 또한 남다르다. 일에 몰두하다보면 끼니를 거를때도 다반사. '노가다'='밥힘'이란 공식도 이들에겐 사치일 뿐이다.

 

2000년 말 발족 초기만 해도 고장난 보일러나 전기 등을 고치는 수준에 머물렀던 일감은 2004년 6월 무렵, 남자의 힘을 필요로 하는 이동빨래봉사팀에 자진 합류하면서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 지금은 10개분야에 이른다.

 

급기야, 지난해 말 생활민원과 관련된 조례 제정과 함께 이뤄진 고가 사다리차 구입, 그리고 진안군자원봉사센터에 전문기술자원봉사단체로 등록하면서 체계적인 봉사단체로 환골탈태한 '불꽃회'.

 

갖고 있는 기술을 불꽃처럼 정열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명명됐다. 박준선 회장은 "작은 기술 하나 하나가 모여 남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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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문 sandak7@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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