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0:10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재·학술
일반기사

[태조어진 전주봉안 600년, 원형 찾자] 경기전에 묻힌 '어진 구본' 찾아야

조선왕조 본향 위상 높이고 전주 콘텐츠 더 훼손되기전 발굴을

태조 이성계 어진 전주 봉안 600년을 맞아 경기전에 묻혀져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진 구본(御眞 舊本)의 발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주시가 경기전 내 묻혀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어진 구본 발굴을 위해 2007년 문화재청에 '국가지정 문화재 현상변경허가' 신청까지 냈다 반려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학계와 문화계를 중심으로 구본 발굴 작업을 포함, 태조 어진 전주 봉안 600년 기념 사업 준비를 위한 추진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진 구본 발굴은 태조 어진의 원형을 찾는 작업으로, 이를 발굴해 새로 지어지는 경기전 유물전시관에 보관한다며 전주의 역사문화 자원을 확보하고 조선 왕조의 본향으로서 전주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전의 태조 이성계 어진은 1409년 전주부의 요청으로 경주 집경전본을 모사해 1410년에 전주부에 봉안한 것. 이 태조 어진은 이후 1763년 한차례 수리과정을 거쳤지만 1872년 그 소임을 다하고, 현재 경기전에 봉안된 태조 어진이 새로 제작됐다. 경기전 내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어진 구본은 1872년 '세초매안(洗?埋安)'된 것. 「조선왕조실록」 고종 9년(1872) 5월 4일 기사에 따르면, '경기전의 구본은 신본을 모신 후에 세초하여 본 전각의 북쪽 섬돌 가에 매안했다'는 내용이 나와있다.

 

태조 어진을 모사한 행사의 기록이란 점에서 의의가 큰 「어진이모도감청의궤」에도 '어진 구본은 1872년 9월 27일에 세초하여 백자항에 넣어 본전 북계상에 매안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일성록」 고종 9년 10월 7일 기사에도 '신본을 먼저 봉안하고, 고안제를 한 후에 구본은 돌돌 말아서 봉안하는데 세초하고, 또한 본전의 북쪽계단에 매안하는데, 박석으로 둘러 이를 쌓았다'고 적혀있다. 이보다 앞선 7월 17일 「일성록」 기사에는 '경기전에 신본을 9월 27일 이안하고, 구본은 같은 날 미시(未時)에 세초매안할 것이다'라고 나와있어 1872년 경기전 어진을 모사하여 경기전에 봉안한 것은 9월 27일이고, 당일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 태조 어진 구본을 경기전 전각의 북쪽 계단 근처에 묻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일반적인 '세초(洗草)'는 종이문서를 물에 빨아 먹물을 빼고 다시 종이로 재생하는 것이지만, 어진과 관련된 '세초(洗?)'는 비단에 그려진 그림 자국을 물로 씻어내는 것을 가리킨다. 어진 구본 발굴과 관련해서는 '세초매안(洗?埋安)'과 '북계상(北階上)'이 핵심 단어로, 즉 그림 자국을 물로 씻어내 경기전 북쪽 계단 근처에 매안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일부에서 태웠다는 주장이 있기도 하지만, 이 역시 태워서 백자항아리에 넣어 경기전에 묻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수미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관은 "조선시대 태조 어진은 왕의 존재 그 자체였다"며 "물에 씻어서 묻었든 불에 태워서 묻었든, 어진 구본을 담은 백자항아리가 발굴만 된다면야 획기적인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 관장도 "역사 기록에 따른다면 적어도 백자항아리는 나올 것인데, 어진을 담을 정도면 명품이 분명하다"며 "어진 구본 발굴 작업은 조선 왕조의 본향으로서 전주의 중요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법종 우석대 교수는 "가장 최근에 세초매안된 어진인 만큼 땅 속에서 더 훼손되기 전에 제대로 발굴하자"며 "2010년이 태조 어진을 전주에 봉안한 지 600년이 되는 의미있는 해에 맞춰 구본을 발굴, 경기전 어진과 관련된 새로 지어지는 전시관에 보존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휘정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