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7:27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법원·검찰
일반기사

'직위해제 경찰관' 전주지검 검사실 방화 어떻게 했나

야산과 건물 맞닿아 내부침입 쉬워…청사 구조 잘 알고 CCTV 사각지대 간파

직위해제 경찰관이 드라이버를 이용해 나사못을 제거하고 내부로 침입한 방범창. (desk@jjan.kr)

전주지방검찰청 검사실 방화 사건은 산자락에 위치한 검찰청사의 특수성상 언제든지 유사한 범죄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방범 시스템 강화에 그치지 않고 청사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전주지검에 따르면 방화 혐의로 이날 구속된 김경사는 건물 뒤편 야산을 통하여 검찰청사에 침입했다.

 

범인이 침입한 건물 뒤편 야산은 원광대 한방병원에서 부터 검찰청사 뒤편까지 이어지는 가련산 자락. 산자락이 전주지방검찰청·법원 건물과 부지 뒤편을 감싸고 있는 형국이며, 양 기관은 담장을 쳐 외부인의 출입을 방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건물 남측의 경우 이번에 방화범이 침입한 산자락에 거의 맞붙은 상태로 건축돼 있어 외부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검찰청사 내부로 침입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방화범은 전주시 덕진구 명성강변아파트 쪽 자라목길변에 있는 무료주차장쪽 등산로 또는 덕진동 2가 윗가르내길 쪽 등산로를 이용해 손쉽게 범행 장소까지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윗가르내길의 경우 등산로 입구에서 마을 개가 마구 짖어대기 때문에 피하고, 자라목길쪽 등산로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게다가 방화범 침입 현장 담장의 경우 산비탈과 높이가 같아(또는 낮아) 범인은 담장에 서서 드라이버를 이용해 방범창 나사못을 여유있게 제거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화범은 특히 그동안 업무상 검찰청을 드나들었고, 또 지난해 9월부터는 자신의 사건 때문에 청사를 자주 출입해 청사 지리에 밝은 인물. 따라서 산자락에서 가장 가깝고, 해당 지점이 CCTV 사각지대인 점을 미리 간파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정윤기 차장검사는 "시스템을 점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법무부와 법원행정처가 전주지검·지원 이전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범창을 강화하고, CCTV도 늘리는 등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산과 건물이 거의 맞닿고, 중간 담장이 디딤돌 역할을 하는 방호상 약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난 1977년 신축 개청(개원)한 전주지검과 전주지원은 32년 된 건물. 지난해 9월 법무부장관이 방문, 전주지검과 전주교도소 시설 노후화의 심각성을 보고받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혁신도시 내 법조타운 이전까지 기다리라는 답변 뿐이었다. 문제는 전주지검·지원의 혁신도시 이전이 2013년 예정이지만, 현재 추진속도로 볼 때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부분이다.

 

앞으로 5년 후에나 이전이 가능하지만, 시설 개보수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각종 시설 개보수를 해야 하지만 이전계획이 잡혀 있어 예산배정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덕진동의 한 주민은 "검찰과 법원은 중요 시설물인데 너무 한적한 곳에 있다. 근본적인 예방대책이 중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재호 jhkim@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