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2일 미국에서 귀국했다. 대선과 총선에서 잇달아 패배하고 미국으로 떠난지 9개월만이다. 공항에는 지지자들의 열띤 환호가 있었다. 곧 이어 그는 전주 덕진지역구를 찾았다. 미국에서 4·29 재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곳이요, 그의 화려한 정치입문을 도왔던 곳이다.
그의 귀국은 좋든 싫든 우리 정치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출마선언은 단순히 그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느냐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내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 그리고 18대 대선과 맞물려 있다. 그래서 폭발력이 크다.
또 민주당의 장래와도 무관치 않다. 민주당은 현재 정세균 대표와 그를 떠받치고 있는 386그룹이 주류다. 그리고 구 민주계와 민주연대, 정동영 지지자 등이 비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의 등장은 이들 세력판도를 크게 흔들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은 대선 패배이후 겨우 몸을 추스려, 입법전쟁을 치르는 등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선명야당, 대안정당으로서 국민들의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이후 숱한 시행착오를 하고 있는데도 지지율이 1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편파적인 인사와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집회, 용산참사, 사법부 흔들기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또한 부자 감세와 친대기업 정책, 부동산 규제완화, 지역균형방전 외면, 강경한 대북정책 등을 펴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겹쳐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끝이 언제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정동영 전 장관의 등장은 민주당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의 말대로 "민주당이 수권정당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방향이어야 한다. 정부의 시행착오와 거대 여당의 독선을 견제하는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귀환이 자칫 당내 다툼으로 이어져 내부 분열과 지지층의 이탈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벌써 그런 조짐이 엿보인다.
지도자는 모름지기 자기 희생과 헌신을 통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그리고 위험에 맞딱뜨려 불굴의 의지로 돌파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그에게서 미래 비전을 읽고 호응할 것이다. 민주당은 지금 양적·질적인 체질 개선을 통한 대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정 전 장관이 이에 부응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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