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검사 아닌 훌륭한 검사 되고 싶었다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발탁이 결정된 지 하루 만에 김준규(54.사시21회) 대전고검장이 사의를 표명해 천 총장 내정자의 사시 선배와 동기들의 무더기 용퇴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 고검장은 2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25년의 검사생활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며 "검찰조직이 어려운 상황에 나가려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아쉬움도 남지만 새 총장과 후배들이 잘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검찰 내 기획통으로 꼽히며 한때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 고검장이 전격적으로 용퇴를 결심한 것은 사시 후배인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의 총장 내정에 따른검찰 인사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도 보인다.
김 고검장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의 후폭풍과 관련해 애정이 어린 쓴소리도 냈다.
그는 "검찰 제도나 조직이 아니라 자세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검찰의 업무태도나 마음가짐을 후진국형으로 본다면 앞으로는 선진국형으로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스스로 바로 서면 외부에서 아무리 뭐라 해도 상관없다"며 "자신이 단단하지 못하고 흔들리니까 외부에서 흔든다고 말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주미대사관 법무협력관, 법무부 국제법무과장과 법무심의관 등을 지낸 김 고검장은 뛰어난 국제감각과 영어구사력을 인정받아 작년 8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검사협회(IAP) 부회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이번 사의가 받아들여진다면 IAP 부회장의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도중에 퇴임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국내에서 비난도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 검찰은 세계 어느 나라 검찰과 비교해도 수준이 높은 편이며 아시아 검찰의 표본이다"며 검찰조직에 대한 자부심을내보였다.
김 고검장은 "평생 유명한 검사가 아니라 훌륭한 검사가 되고 싶었고, 후배들도그런 검찰의 길을 가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말을 맺었다.
서울 출생인 김 고검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인천지검 2차장, 수원지검 1차장, 광주고검 차장, 법무부 법무실장 등을 거쳐 대전지검장, 부산고검장을 역임했다.
김 고검장이 용퇴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사시 20회인 권재진 서울고검장과 명동성 법무연수원장, 21회인 문성우 대검차장, 문효남 부산고검장, 신상규 광주고검장등 천 내정자의 사시 선배나 동기 기수들의 사의 표명도 잇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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