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의 전격적인 검찰총장 내정으로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당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기수파괴를 통한 '발탁인사'의 메시지가 검찰 개혁으로 읽히는 만큼 천 내정자는 총장에 정식 취임하면 야권과 진보진영이 폐지를 요구하는 중수부를 어떤 방식으로든 손을 대야할 형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조직의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생각에서 (검찰총장) 인사를 하게 된 것"이라며 검찰 사정기능의 중추인 중수부의가시적인 변화를 사실상 주문했다.
특히 "검찰은 기존의 수사관행에 무엇이 문제가 있었는지 차제에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중수부 수사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중도퇴진이 노 전 대통령 서거의 후폭풍에서 비롯한 만큼'박연차 게이트'의 수사 주체였던 중수부의 변화가 없이는 검찰 개혁에 대한 여론을무마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검찰 내에선 "기능과 조직이 변할 수는 있지만 폐지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황논리가 아무리 엄중하다 해도 우리나라 최고의 수사역량을 자랑하는 중수부의 공적과 역할을 역할을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천 지검장은 대대적인 쇄신인사와 기존 수사관행의 개선 등을 토대로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해 중수부 폐지론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수부 기능을 일부 조정하는 타협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내 목을 먼저 쳐라"며 중수부 폐지론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등 역대 총장들이 '중수부 사수'에 한결같은 태도를 보인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중수부 폐지론이 다시 불거지게 된 만큼 조만간단행될 검찰 인사에서 이인규 중수부장(사법시험 24회)을 비롯한 박연차 게이트의수사라인이 어떤 대접을 받게될 지도 관심거리다.
천 내정자가 검찰총장에 임명된 직후로 예상되는 승진ㆍ전보 인사에서 검찰 수뇌부가 이들에 대한 인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수부 개혁 의지와 방향을 가늠할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성공했다면 사법시험 각 기수의 선두주자로 꼽혔던 이 중수부장과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27회), 우병우 중수1과장(29회) 등의 앞길은 탄탄대로였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검찰 수뇌부로서는 이들을 승진시키기엔 여론의 부담이 너무 크고, 좌천성 인사를 할 경우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책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한 검사장급 인사는 24일 "중수부 수사라인의 승진 여부는 물론이고 승진을 못했을 때 어느 보직으로 배치되는지도 여러 해석을 낳게 될 것"이라며 "이들의 인사가 수뇌부의 딜레마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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