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만 되면 범람 걱정…"대규모 인공 구조물, 만경강 물길 막아 전주천 역류"
전주시 전미동 진기마을 복용근씨(66)는 요즘 장맛비 소식에 제대로 잠을 못 이루고 있다.
해마다 큰 비가 내릴 때면 불어난 만경강 물이 전주천으로 역류, 하천으로 내려가야 할 물이 빠지지 않아 가옥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재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주천 범람위기를 맞았던 지난 2005년 여름 집중호우 때는 침수피해가 심각, 가옥을 남겨두고 마을을 떠나는 주민도 생겼다.
주민들은 이같은 상습침수의 원인으로 전주천이 만경강과 합류되는 지점인 삼례대교 앞 대규모 보(洑) 구조물을 지목했다. 전주시가 지난 1980년대 후반 하상(河床) 침식에 따른 삼례대교 교각 보호를 목적으로 교량 바로 앞에 길이 300여m, 높이 약 6~7m의 대규모 보를 200m 간격으로 제방처럼 쌓고 그 사이에 대량의 흙을 채워 하천 안쪽에 넓은 언덕을 만들어 놓았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렇게 축조된 구조물이 만경강 물길을 막으면서 강 상류쪽으로 다시 퇴적물이 쌓이고 있다.
더욱이 이 구조물의 맞은 편에는 일제시대에 축조된 콘크리트 보가 강물의 흐름을 차단, 하천 양쪽에서 인공 시설물에 막힌 강은 중앙 부분에서만 간신히 물길을 만들어내고 있다.
복씨는 25일 "마치 견고한 댐처럼 축조된 인공 구조물로 인해 하천에 병목 현상이 발생, 집중호우시 강물이 전주천으로 역류하고 있다"면서 "전주시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구조물 철거와 준설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허사였다"고 하소연했다.
이에대해 전주시 담당자는 "관련 법률(골재채취법)에 교량 등 하천 시설물 200m 이내 구간에서는 토석채취가 금지돼 준설이 쉽지 않다"면서 "우선 환경부 생태하천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폭 30m 정도의 수로를 개설, 물길을 틀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일부 구간의 수로 개설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데다 이 언덕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하천부지가 아닌 인공구조물인 만큼 토석채취 행위가 아니라며 반드시 철거·준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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