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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박진희 숨조형연구소 대표

문화소외지역 찾아 예술 나눔활동…영화의 거리서 공간 만들기 작업도

"'숨'이란 단어를 제가 워낙 좋아해요. '한 숨 돌리고, 돌아보자''좀 더 여유있게 살자'를 외쳤거든요. 1회부터 3회까지 개인전 주제도 줄곧 '숨'이었죠."

 

숨조형연구소 대표 박진희씨(41). 젊은 시절, 민족미술인협회 전북지부에서 미술이 왜 그렇게 어려워야 하는가 고민 했었다. '미술모임 우리'를 결성해 동료들과 매주 난상토론을 벌이면서 공공미술에 눈을 뜨게 됐고, 가장 자유로운 표현 방식임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9년 그는 '바깥 작업(공공미술)'을 시작하면서 숨조형연구소를 열었다. 프로젝트 별로 참여하는 작가들 머릿수는 제각각이지만, 공공미술로 '숨' 틔우기에 열 올리는 장르 불문한 작가들은 6∼8명 정도.

 

"상관관계를 찾기가 어려운 '퍼블릭'과 '아트'가 결합되니 어려워질 수 밖에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현재도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작업은 크게 두 가지. 문화적 혜택을 적게 받게 받는 지역의 문화예술사업이 첫째다.

 

"사실 아이들을 더 소외시킨 프로그램일 수도 있습니다. 주어진 예산에 맞게 치러지고 나면 더이상 뭐가 없거든요. 맛만 보고 끝나는 것 같아 늘 마음에 쓰였어요."

 

그는 2005년부터 3년간 고산 양화분교, 전주원동 등을 방문해 '판'을 벌였다. 아이들과 마을 주민을 인터뷰하면서 일제시대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만들어진 동물동상의 기나긴 내력을 찾아냈고, 마을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온 이야기를 따라 마을 보물지도를 만들었다.

 

의미있는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이 그 두번째. 지난 6월부터 전주영화의거리 내 '수작(手作)거리 공공프로젝트'가 그 일환이다. "큰 자본이 들어와야만 구도심 활성화가 이뤄진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시작했다"는 그는 "손으로 만든 도시를 꿈꿨다"고 말했다.

 

"이 거리에 들어온 지 3년 됐습니다. 영화의거리가 축제가 끝나면, 참 삭막해져요. 한바탕 '판'이 벌어지고 난 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서 문화의 '터벌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했습니다. 공공미술이 환경 재생 차원도 있지만, 사람들을 유인시키는 매개체니까요."

 

이번 사업이 갈무리되더라도 주민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영화의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토대는 마련될 것 같아 일단 안심이 된다고 했다.

 

"공공미술이 과연 제가 꿈꿔왔던 세계였는지 늘 묻습니다. 자칫 환경미화로 비춰지는 것은 아닌가 하구요. 다만 숨조형이 공공미술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는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어 작가로서 '게릴라성 작업'에도 욕심을 냈다. 그의 컬러링 장기하와 얼굴들의 '느리게 걷자'는 다음 개인전을 위한 서막이다.

 

/이지현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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