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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국민과 소통 인사로 하면 된다 - 황주연

황주연(편집부장)

마키아벨리는 인간의 두뇌에는 세 단계의 수준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첫 번째 수준은 스스로 생각하지도, 타인을 생각하게끔 하지도 못하는 두뇌, 두 번째 수준은 타인이 생각한 것의 선악을 판단할 수 있는 두뇌, 세 번째 수준은 독자적인 능력으로 생각할 수 있는 두뇌다.

 

군주의 두뇌는 이 가운데 세 번째 수준에 달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두 번째 수준을 갖추고 있어도 적당히 명군이라 부를 수 있다. 이것이 마키아벨리의 논법이다. 요컨대 측근의 의견을 바르게 평가하고 채용할 수 만 있다면 군주가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다. 그만큼 측근을 뽑는 일이 군주에게 가장 중대한 일 중 하나라고 역설하고 있다.

 

500년 전 유럽 정치가의 노회한 안목은 오늘날 대한민국 땅에서도 한 치 어긋남이 없다.

 

최근 MB는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시국사건 처리와 대선후보 시절 도움받았던 사람들을 전진배치 했다.

 

핵심보직중 하나인 서울중앙지검장에 대구경북 고려대 출신 공안통을, 대검중수부장에 지난 2007년 이명박후보의 BBK 의혹과 서울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 수사를 맡았던 장본인을 임명했다. 전형적인 보은인사다.

 

공안통을 중용한 것을 보면 MB는 용산 재개발 농성자 사망사건 과 PD수첩 사건 수사를 정권의 입맛에 맞게 처리한 천성관을 아직도 못잊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MB가 내정한 김준규총장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검찰의 1인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위장전입에 부당 소득공제, 다운계약서 그리고 장인으로부터 받았다는 5억대 무기명채권 출처 의혹등 허점 투성이다. 게다가 근무시간중 미스코리아 심사 논란등 부적절한 처신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런데도 김후보자 임명에 앞서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고, 거기에 김 후보자 의견을 반영한 것은 최고권력이 검찰총장 임명을 기정사실화 한게 아니고 뭔가.

 

최근 검찰인사를 보면서 혹시 그가 통치에 대한 개념파악을 잘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MB는 [신화는 없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통치라는 개념 아래에서 권력을 가진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공복이라는 말은 이론일 뿐이다. 통치 아래에서 공직자들은 국민위에 군림한다. 그러나 경영 개념을 도입한 정치는 그렇지 않다. 자치지역 혹은 국가를 위해 더 많이 벌고, 벌어들인 것을 국민이라는 고객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인식을 한다."

 

그의 주장은 통치를 일종의 억압 개념으로 파악한 것부터 잘못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국가통치를 기업경영으로 환원시키는 단순논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자기 편이 아닌 다른 편 여론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소통이 이루어지고 사회통합도 가능해진다. 말로만 국민을 섬기는 정부를 표방할게 아니라 올바른 인사로 사회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이말은 잘못하면 그만큼 후유증이 크다는 이야기다.

 

좋은 인사는 소통에도 필수다. 이명박 정권이 말로는 외쳐도 잘 못하는 것중 하나가 소통인데 소통 그거 별거 아니다. 인사 잘하면 절로 된다. 떡볶이에 어묵이나 백 마디 라디오 연설보다 국민은 인사로 더 대통령과 소통한다. 보은 인사인지 능력위주 인사인지 지역안배 인사인지 인사내용을 보면 국민은 한눈에 안다. 백번 서민을 외치는 것보다 한 번 잘된 인사가 낫다는 얘기다.

 

국민은 배를 띄우기도 배를 삼키기도 한다는 말은 어느 시대에나 통하는 불변의 진리다.

 

/황주연(편집부장)

 

황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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