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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전통문화예술도시 조성 시민참여가 관건 - 김길중

김길중(전주섶다리만들기시민모임사무국장)

입주민 600여세대중 200여 가구가 다리 놓기와 잔치 기금마련에 참여하였다. 다리의 주된 이용객들은 입주민이 아니었고 단지내가 아니라 인근 하천에 만들어야 하지만, 강요되지 않은 자발적 모금에 경쟁이라도 하듯 참여하여 700여 만원을 모였다.

 

오래전 새마을 운동시절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가을 '섶다리'를 복원하자며 '우리가 앞장서 나설테니 시청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이 생소한 실험에 협조(실상 허가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설득하며 시작한 2년여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주민들의 정성에 대한 내용이다.

 

지나고 보니 '섶다리'라는 민간의 시도가 행정관청과의 새로운 민관협력 모델을 세운 것으로 여겨지고, 다른 도시들이 재난위험과 안전문제를 해결하고 섶다리 설치의 기준을 만들어낸 모범사례로 꼽히며 전주의 사례를 준용하고 있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전통을 소재로 도시공동체 형성과 새로운 문화 창출에 초점을 두고 제기했으되 수용하는 측에서 단편적으로 구조물로 여기며 하천법과 관리상의 어려움만을 가지고 초지일관 부정적으로 대했던 과정을 통해 시민들의 창의적인 노력과 창조적 비전을 현실화 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달아야 했다. 아울러 사장되기 쉬운 것이 바로 시민 참여와 창조적 자발성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절망을 맛보기도 했다.(축제후 민간의 자발적 노력에 못미친 관의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부 질책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전북일보가 몇년전부터 전주가 가져야할 비전과 선진사례를 통해 전주의 미래를 비춰보면서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는 '시민 참여가 이루어지고 창조가 존재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 있는 도시'에 부합하는 대목으로 여겨 언급하였다.

 

전통 생활양식이 잘 보존되어 있고 찾아보고픈 한옥마을이 있는 도시, 비빔밤과 콩나물국밥으로 상징되는 맛깔진 음식이 떠오르는 도시, 영상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도약하고자 투자가 활성화되는 도시, 막걸리라는 테마 자체가 관광상품화 되는 도시, 유래를 찾기 힘든 家麥이라는 독특한 문화의 도시 등, '전통문화와 예술, 생태와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전주시도 이런 방향설정에 동의하고 서두르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가에 달려있다.

 

전주가 가야할 길의 핵심은 '전주다운 맛과 멋과 혼이 살아있는 도시'일 것이다. 전주에서 서울의 맛과 혼이 느껴진다면 사람들은 전주가 아닌 서울을 찾지 아니 하겠는가?

 

전주의 멋과 혼을 어떻게 살아 숨쉬게 만들가의 문제다.

 

도시민들의 맛과 멋, 혼이 배제된 공간은 사람이 사는 도시가 아니라 여러 유물이 잘 전시된 박물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전주의 한옥마을이 다른 한옥마을에 비교되어 각광받는 이유가 바로 이 대목 때문 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적절하게 공존하는 도시의 면모 때문일 것이다.

 

소재로써의 전통 문화와 예술이 아닌 도시민의 삶을 잘 배치하고 어우러지게끔 하는데 달려있다. 그것에 동의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창조성 극대화'가 핵심인 것이다.

 

시민들의 제기는 창조적이며 항상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창조적 제기가 관료들의 보수적 접근에 우위에 있어야 함을 말하지는 않겠다. 시민들의 창조성과 기존 질서에 기초하는 보수적 접근에서의 적절한 접점 찾기가 과제일 듯하다. 전통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도시는 오로지 이 과정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리라 확신한다.

 

/김길중(전주섶다리만들기시민모임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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