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팬들이 계속해서 사인을 요구하는 게 싫었지요. 이제는 할 수 있는 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자리 잡으면서 겪은 경험담과 최근 심경 등을 소탈하게 밝혔다.
박찬호는 19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지역신문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인터넷판에 실린 장문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은 나에게 매우 특별하다"며 "예전보다 훨씬 더 그들에게 감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찬호는 이어 "한국 팬의 응원이 없었다면 나는 외로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면서 박찬호가 지난 7월 올스타 휴식기 때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한국 팬과 즐겁게 지낸 이야기를 전했다. 박찬호는 당시 1천 장이 넘는 사인을 해주며 사진 촬영에도 수없이 많이 응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는 것.
신문에 따르면 박찬호는 미국 생활 초기에는 한국팬이 오히려 자신을 방해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어디를 가든지 한국 팬이 몰려들었고 박찬호는 식당에 갈 때도 보디가드 두 명과 동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신문은 이어 요즘 박찬호는 예전과 달리 팬을 껴안는 법을 배웠다고 지적했다. 박찬호가 이제는 팬의 관심을 즐긴다는 것.
박찬호는 인터뷰에서 미국 데뷔 전 LA의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느낌도 전했다.
"국가대표팀에 소속돼 미국을 처음 간 적이 있지요. 유니버설스튜디오를 관람하던 날 밤늦게 다저스타디움을 찾았습니다. 우리는 높은 곳까지 올라갔는데 다저스타디움도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한 부분인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지요. 또 저 야구장의 마운드에서 던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박찬호는 LA다저스 입단 후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돌아보며 "당시 나는 지옥에 사는 것 같았다"며 "와중에 LA의 한국 친구들이 영어를 가르쳐줬다. 나는 그들을 통해 (미국) 문화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또 전설적인 투수인 샌디 쿠팩스를 만난 후 친분을 쌓게 된 이야기, 스포츠 심리학자인 하비 도프먼을 만나 정신적인 안정을 얻은 일화 등도 소개했다.
올 시즌 선발로 시작한 박찬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올리다가 불펜으로 밀려났다. 선발 7경기에서는 1승1패에 평균자책점 7.29에 머물렀으나 구원투수로 돌아서고 나서는 29경기에서 2승1패에 평균자책점 2.57을 작성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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