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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으로 들어보는 '한국 현대사 증언'

SBS러브FM 김영삼, 이기택, 이철승 등 진행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전직 대통령들이 남긴 기록물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린다. 생전에 집필한 책이 서점가에서 인기를 끌고, 친필로 쓴 일기도 화제다.

 

이들의 책과 일기는 개인 기록에 그치지 않고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증거물이다.

 

SBS러브FM(103.5㎒)이 지난 4월부터 방송 중인 '한국 현대사 증언'은 한국현대사에서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이들을 찾아 그들의 육성을 채록한다는 점에서 사관의 기록이라 할 만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를 거쳐 지난 3일부터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최고위원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 육성과 함께 영상도 기록

 

라디오 프로그램이지만 '한국 현대사 증언'은 내용의 중요성과 기록물로서의 가치를 고려해 TV 카메라도 인터뷰에 동행한다.

 

인터뷰는 두 달 동안 매주 2시간가량씩 진행한다. 이를 모으면 한 사람당 1시간짜리 테이프 20개가 넘는 분량이 된다. SBS는 이를 모두 디지털 형태로 만들어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에 보관한다.

 

제작을 맡은 배성례 SBS 라디오뉴스전략팀장은 "꼭 방송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SBS에서도 나중에 출연한 분들의 영상 구술 자료가 필요할 때 '자료화면' 등으로 쓰게 된다"고 말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 못해 아쉬워"

 

배 팀장은 "처음부터 '3김'을 차례로 인터뷰하려고 기획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다 건강 때문에 이후를 기약했는데 결국 못하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끝내 '3김' 증언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김종필 전 총재도 인터뷰하기 얼마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제작진으로서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배 팀장은 "1-2년 전에만 시작했어도 '3김'의 역사 증언을 모두 들어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외에도 제작진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의 출연을 검토했지만, 당사자들의 고사로 섭외하지 못했다.

 

지금은 이철승 전 대표최고위원에 이어 김상현 전 의원 편을 준비하고 있고, 전두환 전 대통령 측과도 접촉해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신해 이희호 여사를 인터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배 팀장은 앞으로는 작가 이문열과 황석영, 가수 이미자 등 문화계 인사도 섭외하고 싶다고 말했다.

 

◆ 중요한 증언도 나와

 

프로그램을 통해 중요한 증언도 많이 나왔다. 지난 1994년 제1차 북핵위기 때 미국이 북한 영변 공격을 준비했으나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막았다는 내용과 IMF 직전에 경제참모들이 대통령에게 '문제없다'고 보고했다는 것이 모두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이야기다.

 

또 하나회 청산이 안 됐으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주장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중요한 증언과 화젯거리가 많이 나온 것은, 프로그램이 출연자의 구술 내용을 거의 가감 없이 내보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호로자식'들이라 한 열 살까지는 말을 놓는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언도 방송에 그대로 나갔을 정도다.

 

물론 회고 형식의 구술이 정확하지 않거나 일방적 주장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등 비판도 있다.

 

그러나 제작진은 "인터뷰 당사자의 의견을 전달하고 기록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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