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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빛 공해'를 아시나요?

과도한 야간조명으로 깜깜한 밤 잃어버려…수면 방해·각종 사고 위험·동식물도 피해

무엇이든 지나치면 해(害)가 되듯 빛도 지나치면 해가 된다. 멋진 야경을 위해 인공 불빛은 늘어가지만 이로인한 피해도 커지고 있다. 바로 '빛공해'다.

 

'별' 볼 일이 없는 도시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밤하늘의 별을 보지 못하는 환경에 살고 있다는 통계가 말해주듯 도시인들에게 별 보기는 '별일'이 된지 오래다.

 

과연 이러한 빛공해는 어디서 출발했고,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별빛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빛공해', 그게 뭔데?

 

잘못된 조명 환경과 원치 않는 빛이 인간과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현상, 바로 '빛공해'다.

 

빛공해란 야간조명으로 인한 밤하늘의 오염도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천문학에서 비롯됐는데 요즘에는 주변 조명환경에서 특정 목적이나 영역을 벗어나 잘못 쓰이거나 과도한 빛에 의한 장해현상을 내포한다.

 

▲ 인간과 빛공해

 

과도한 조명에 주기적으로 노출되면 시력이 떨어지는데, 놀이공원 등에서 사용하는 레이저 불빛 같은 강한 빛을 갑자기 받아들일 경우도 역시 실명할 수 있다.

 

교통사고의 위험도 빼놓을 수 없다. 도로 주변 건물의 조명은 운전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교통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밝은 간판이나 가로등으로 인한 수면 장해도 빼놓을 수 없는 피해 사례다. 환한 가로등과 밝은 주택가의 조명·간판 불빛은 수면 장해와 주민 분쟁까지 일으키고 있다.

 

수면조절기능과 항암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정상 분비를 막아 각종 성인병 발병률을 높이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한밤의 지나친 조명은 호르몬 분비를 떨어뜨려 암세포 억제 기능까지 제기능을 할 수 없게 한다. 야근이 잦을 수록 유방암과 전립선암 등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한 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보고 됐다.

 

▲ 생태계와 빛공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생태계 교란에 대한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낮보다 환한 밤에도 끊임없이 울어대는 매미소리, 철새 수천 마리가 건물 꼭대기의 탑에 부딪혀 죽거나 점멸 불빛에 길을 잃고 맴돌며 곡예 비행을 하기도 한다. 회귀본능이 있는 연어나 청어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빛 근처에 몰려 있다가 포식자에게 잡아 먹히고 해변의 조명 때문에 부화한 바다거북이 방향을 잃고 육지로 기어가다 죽는 경우도 빈번하다.

 

호숫가의 밝은 빛 때문에 수면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필요 이상으로 번식해 수질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가로등 주변에서는 봄·여름에도 활짝 핀 코스모스를 볼 수 있다. 논에서는 알갱이가 차오르지 않고 웃자란 벼에서 쭉정이들도 많이 발견되는 등 빛공해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깜깜한 밤 되찾기 위한 노력

 

미국은 100개 이상의 도시가 조명 조례를 제정했고 '국제깜깜한하늘협회(IDA)'를 조직해 광공해가 없는 지역은 '국제 깜깜한 밤 공원'으로 선정한다. 슬로베니아는 2007년 8월 조명법을 도입해 모든 도시에서 조도를 낮추도록 했고 독일도 새벽1시부터 3시30분까지는 가로등을 끄고 있다. 일본과 유럽 등도 관련 조례를 갖추고 개선 노력을 펼치고 있다.

 

빛공해에 대해 선진국은 일찌감치 문제의식을 갖고 관련 법안을 제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개념조차 낯설다.

 

최근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이 간판과 경관조명 등 옥외조명의 휘도(눈부심)와 조도를 제한하는 '빛공해방지법' 제정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등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생활 속 국민들의 노력도 요구된다.

 

김진태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해 조도를 한 단계 낮추고 조명에는 갓을 씌워 새는 빛을 막아야 한다"고 들고 "시간에 따라 빛의 양을 조절하고 사업자들은 옥외 간판 경쟁을 통한 불필요한 낭비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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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리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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