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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흘러가는대로 사는 법 알게됐어요"

KBS '다함께…'서 과부 카센터사장으로 또한번 변신

청량음료 CF로 혜성처럼 나타난 그녀는 199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톱스타였다.

 

늘씬한 몸매와 서구적 마스크, 시원한 웃음이 트레이드마크인 그녀는 2000년대에 들어서는 브라운관에서 도도하면서도 엉뚱한 이미지로 어필하며 또다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했다.

 

2000년 MBC '아줌마', 2005~2006년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2006년 SBS '돌아와요 순애씨' 등의 작품을 통해 그때마다 '엣지' 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늘 특유의 '포스'를 뿜어냈다.

 

그런 그녀가 일일극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연예가에서는 "역시 세월은 어쩔 수 없구나"라는 말이 나왔다. 연기자들이 인기가 있을수록 일일극보다는 짧은 호흡의 미니시리즈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게 무슨 상관?'이라는 반응이었다.

 

"세상에 영원한 게 어딨나요? 마음 비운 지 오래됐어요.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행복이 달라지듯 지금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즐기면 되는 것 아닌가요?"

 

여의도 KBS 별관 '다함께 차차차'의 녹화장에서 심혜진(42)을 만났다.

 

 

6월29일 시작한 '다함께 차차차'로 일일극에 첫 도전한 그는 이 드라마에서 카센터를 홀로 운영하는 과부 역을 맡았다. 과년한 딸을 둔 엄마이자, 차를 정비하는 터프한 일을 하지만 속 깊고 차분한 성격의 캐릭터. 여러가지 면에서 지금껏 그가 해왔던 연기와는 또다른 색깔이다.

 

"카센터 주인이라니까 신선하잖아요? 여자들에게 흔한 직업도 아니고. 이 드라마를 앞두고 이 캐릭터를 어찌 표현할까에 대해서는 고민했지만 일일극이라는 점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극중 딸이 너무 커서 좀 고민되긴 했지만 일찍 결혼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더라고요. 이제는 딸 역의 이청아가 '엄마'라고 부르면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돼요.(웃음)"

 

 

'다함께 차차차'는 초반에 다소 고전하다가 최근에 경쟁작인 MBC '밥줘'를 따라잡으며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25일 '다함께 차차차'는 18.5%, '밥줘'는 17.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우리 드라마는 현재 폭풍전야에요. 죽은 줄 안 내 남편이 살아있으니 풀어야할 게 너무 많죠. 앞으로 훨씬 더 재미있어질겁니다."

 

심혜진은 이번 선택에 대해 "세대교체라고까지 할 필요도 없이 그냥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등바등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난 평생 연기자를 할 것이기 때문에 앞을 보고 달려야지 과거의 영광만 생각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연기가 내 직업이고 놀이터입니다. 물론 배우의 자존심은 지켜야하지만 흘러가는대로 사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난 지금이 편해요. 돌아갈 수만 있다면야 20대가 좋죠.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인간적으로 성숙해진 지금이 훨씬 편하고 좋네요."

 

물론 그렇다고 심혜진이 '아줌마 연기자'가 된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주까지 KBS 2TV 대하사극 '천추태후'에서는 색기와 카리스마가 넘치는 거란 소태후로 출연했다. 애초 10회 정도 특별출연할 예정이었으나 그의 카리스마가 빛을 발하면서 25회로 분량이 늘었다.

 

 

"앞으로도 역에 따라 어떤 작품이든지 출연할 거예요. 제가 연기를 즐겁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첫 결혼에 실패한 후 오래도록 혼자 살던 그는 2007년 마흔의 나이에 재혼한 후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지금 정신적, 심리적으로 모든 것이 안정적이에요. 큰 욕심도 없어요. 아기는 갖고 싶지만 제 나이가 있어서…. 그것도 욕심을 내면 안될 것 같아 편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늘이 주시면 감사하게 받겠다고요. 그냥 지금 생각하는 게 있다면 작은 재단 같은 것 만들어 내가 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요."

 

한때 콧대가 높고 불 같은 성격으로 유명했던 심혜진은 나이가 들면서 유해졌음을 스스로 느낀다고 말했다.

 

"연예계 생활 20년을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내가 잘 버틴 것이 스스로 대견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다. 한때는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그것도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좀 잘할걸' 싶어진다"며 웃은 그는 "인생이 항상 웃을 수만 없지만 웃는 날이 더 많기를 바라며 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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