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때 색다른 분위기…와인과 달콤한 데이트
'인 비노 베리타스(In Vino Veritas)'라는 라틴어 표현이 있다. '와인 속에 진실이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와인에 담긴 진실과 의미에 취하고자 하는 모임이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 '비레디(Be Ready)'는 솔로 여성들의 와인 동호회다.
서울 토박이였던 김경희씨(38·SK건설 분향기획부 실장)가 2년 전 직장 때문에 전주로 내려오면서, 전주MBC 김차동 FM모닝쇼에서 생활영어를 맡는 키미김씨(34), 방송작가 편지희씨(31)와 만들었다. 얼핏 보면 여타 와인 동호회와 다를 게 없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연히 다른 구석이 있다. 다름 아닌 까다로운 자격 조건.
첫째, 자발적 솔로를 자처하는 여성들만 모일 것. 둘째, 전문직에 종사할 것.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여성이면 된다) 셋째, 월 회비는 10만원. 넷째, 위의 요건을 다 갖췄다 하더라도 회원 중 단 한 명이라도 가입을 반대하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현재 회원들은 12명에 불과하다. 와인과의 짜릿한 데이트를 즐기는 데엔 머릿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
'비레디'는 현재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자산컨설턴트, 대기업 간부, 카피라이터, 동시통역사 등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로 구성돼 있다. 소믈리에(와인 관리 및 추천 전문가) 자격증 까진 아니더라도, 교육 과정을 밟아 와인에 대해 조예가 있는 이들이 대다수. 모임도 도내에서만 머물지 않고, 부산, 서울 나들이까지 그때 그때 다양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다들 바쁘다 보니 12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긴 정말 힘들어요. 갑작스레 일이 생기면 늦게 오기도 하고, 한쪽에서 노트북을 켜두고 작업하기도 하구요. 각기 따로 노는 것 같지만, 그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들이 중심이 됩니다. 다들 너무 '쿨'한 거죠.(웃음)"
지희씨는 "'무조건 비싼 와인이 최고다', '와인은 공부하고 먹어야 한다'는 일반인들의 편견이 깨질 필요가 있다"며 "현재 불고 있는 와인 열풍이 벽을 낮추고 부담감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이 마셔서 마음에 들고 기분 좋은 와인이 진정으로'좋은 와인'이라는 것이다. 개인 취향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식이 부족하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키미김씨는 "한 가지 와인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가능하다"며 "식사나 접대 자리를 주관하게 됐다면 소믈리에에게 모임의 목적 등 방향을 미리 알려주고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경희씨는 "한 달에 한 번 와인과의 달콤한 데이트를 즐길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자신의 일과 삶을 사랑하는 더 많은 여성들이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레디' 문의 010-2020-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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