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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화폭에 녹아든 자연의 일상' 선기현 예총회장 개인전

추상과 구상의 공존·전통과 현대의 조화·3차원 평면…15일까지 박스나비갤러리

"달포 전에 박 관장으로부터 초대전 제의가 왔습니다. 예총 회장 맡으면서, 개인전에 대한 미련이 왜 없었겠어요. 박스갤러리 분위기를 알고 싶어 갔다가 노란 건물에 반했고, 전시장 조명이 칼라를 쿨하게 쓰는 제 그림과도 잘 맞겠다 싶었죠. 그때부터 '전라예술제'랑 막 밀어부쳤습니다."

 

지난 15일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52)은 열두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바쁘다는 핑계가 통했던 시간. 그게 벌써 4년이 흘렀다. '이거다!' 싶으면, 붓을 잡고 '쭉' 그려내야 하는 성향상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던듯 했다.

 

"한 번 막혀 버리면 못 그려요. 수없이 덧칠하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또 해도 또 해도 퇴작이 돼버립니다."

 

화려한 색감과 다채로운 문양은 그가 온몸으로 새긴 일상의 기록이다. 패션과 디자인에 관심 많았던 어머니의 영향도 컸고, 어떤 것을 대충 봐도 단숨에 붓질해버리고 마는 '안복(眼福)'도 있었다. 대학 졸업장을 따기까지 걸린 시간이 자그마치 8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창을 열기 위한 방황 덕분에 '선기현 다운' 그림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개막식 날 박남재 선생님이 축사 하시면서 학생 시절 말썽 많이 부렸다고 하시대요. 한참 웃었습니다. 지켜보시면서 애 많이 태우셨겠죠."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은 20여점. 추상성과 구상성이 공존된 화면. 평면이지만, 3차원적 화면 구성으로 긴장감도 살렸다. 소, 닭, 소나무 등 한국적 소재에 힘차고 강렬한 색감이 어우러지면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다. 부제까지 붙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비가 갠 뒤 바람과 달처럼 청쾌한 분위기가 드러난 '광풍제월(光風霽月) ', 색의 대비와 여백을 살려 춤추는 듯한 소나무를 형상화한 '트위스트', 민화에서 따온 호랑이에 알록달록한 옷을 입힌 'Miss 호(虎)'까지 이색적 화폭이 줄줄이 꿰어진다.

 

오랜 기간 숨가쁜 길을 오르고 나서야 탁 트인 캔버스를 만난 것 같다는 그는 그러나 올해 역시 예고편에 불과하고, 내년쯤 제대로 된 개인전을 구상중.

 

"사실 다음 작품은 어디로 튈지 몰라요. 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거리낌 없는 캔버스를 선물할 겁니다."

 

전시는 10월15일까지 전주 서신동 박스나비갤러리(관장 박경숙)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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