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연(편집부장)
"전주와 완주를 오가는 시내버스 요금을 현행 전주시내 요금인 1천원선으로 적용하면 약발이 먹힐 거야."
전주시가 이르면 이달중순부터 늦어도 내달까지 전주 완주를 운행하는 버스요금을 1천원으로 단일화한다고 하자 봉동에서 전주를 오가는 시장상인이 한 말이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현재 전주서 삼례간 버스요금은 1060원, 봉동은 1680원, 운주 동상은 거의 3000원대다.
매일 완주에서 전주 전통시장을 왕래하는 상인들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다.
완주에서 전주를 오가는 시내버스 이용자가 하루 2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완주군민의 버스요금만 연 10~20억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버스요금에 이은 완주군민에 대한 전주시의 '러브콜'은 또 있다. 전주시 체육시설과 화장장을 쓸 수있게 하고, 모악산 주차장 유지 관리비도 내년부터 분담한단다.
전주시의 잇단 '당근' 제시는 전주와 완주는 한 몸이라는 인식에서다.
전주와 완주는 예로부터 자연 지리적 동질성과 역사 문화 정서적 동질성, 주민 일상생활권의 동질성을 감안하면 사실상 하나였다.
완주 근로자의 20.6%인 8200명이 매일 전주로 출퇴근하고 있으며, 완주 소재 중학교 졸업생의 65%가 전주소재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것만 봐도 두 도시를 따로 생각하기 힘들다.
시군 경계는 지도상에 있는 선에 불과하다. 다리만 건너면 용진이고 삼례나 구이 봉동도 승용차로 20분 안팎이면 충분하다.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줄이고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기기 위해 두 도시를 합쳐야 한다는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다.
그러나 지역의 정치인 공무원에 이르면 이야기가 완연히 달라진다.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이 상당히 많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두 도시가 하나로 합쳐질 경우 단체장 한명은 옷을 벗어야 한다. 경찰서장, 소방서장, 시의회 의장도 마찬가지다. 시의원과 공무원 자리는 적어도 20% 정도는 줄어든다. 중복되는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각종 직능단체와 사회 친목단체도 행정구역 단위로 조직돼 있어 감투가 줄어들수 밖에 없다. 밥줄과 명예, 돈과 권력이 달린 문제여서 당사자들은 필사적이다.
완주군 공무원이 통합관련 허위 유인물을 배포하고, 쌀값 대책 농민대회를 통합반대 궐기대회로 둔갑시키는등 행정력을 동원한 통합저지 운동에 나서고 있다고 통합 민추협측에서 제기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본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완주지역 통합반대여론이 60%에 육박, 사실상 통합이 물건너 갔다고 봐도 틀림없다.
타언론사가 실시한 한달전 여론조사보다 두 배 가까이 반대가 늘어난 것은 관변단체의 조직적인 반대 여론몰이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반대여론을 부추기는 깃발, 현수막이 춤을 췄다.
이래선 안된다. 통합의 주인공인 군민의 자유로운 선택을 막는 편가르기식 여론호도로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서는 안된다. 시군통합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주민이어야 하는데도 정치권이 주민들을 꼭두각시처럼 원격조정해선 결코 안된다.
보다 많은 주민들이 통합의 당위성, 문제점을 꼼꼼히 따져볼 수 있게 토론회나 공청회를 열어야 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주민들의 생활이 편리해지고, 세금을 줄이는 방향으로, 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을수 있는 여건조성에 통합논의의 방점을 찍어야 한다.
전주 완주통합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당면과제인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정치권이나 정치권에 기생하는 관변단체가 아닌 전주시민과 완주군민들의 몫이다.
/황주연(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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