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두번씩 강좌 열고 모임…동인지 엮는 등 습작활동 이어져
문학은 누군가의 가슴북을 울리고, 영혼이 비추게 하는 거울이다. 글의 깊이로 글썽이는 눈매를 닦아줄 아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야말로 문학의 정수.
가을 서정이 깊어지는 즈음 매달 둘째, 넷째 수요일 오후 7시면 '문학 소녀'로 불리길 원했던 주부들이 조우한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박영자)에 소속된 전북여성백일장 수상자들의 모임인'글벗'.
1978년 11월에 창립해 현재까지 10~15명에 가까운 주부들이 습작을 해오고 있다. 전업주부, 교사, 늦깎이 대학생, 학습지 교사, 포도밭 안주인, 슈퍼마켓 사장님 등 직업 뿐 아니라 3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이 한데 모였다.
지난 2006년 산문부 장원을 차지한 이방환씨는 김용택 시인의 특강을 듣기 위해 참가했다가 수상을 통해 '글벗'회원이 됐다. 현재는 우석대 문예창작과 대학생. 전북도립여성중고교를 졸업한 뒤 군산대 국어국문과로 진학, 동대학 대학원까지 진학해 결혼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 이해선씨도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엄마로, 아내로 단절된 세상을 살던 중년의 또다른 길 찾기에 나선 이들이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배려로 선생님의 빨간펜 지도가 시작돼 실력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태다.
안도현 시인, 박성우 시인, 그리고 올해 여름 바통을 이어받은 문신 시인은 모래 속에 묻혀 있는 진주를 발견하듯, 이들의 글쓰기 열정에 불을 지펴왔다. 회원들에게 "이모님"부르며 깎듯이 대하는 문 시인은 현재 적응 단계. 수줍게 웃던 박성우 시인이 믿을 만한 후배라며 말뚝 박고 간 또다른 빨간펜 선생님이다.
1986년 동인지 1집 「아침 창에 빛이 흐르듯」 발간을 시작으로 동인지 발간도 꾸준히 이어왔다.
나이는 나이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들의 철학. 결심만 하면 놓여진 선택의 폭은 오히려 넓어 새로운 변화를 일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동인지를 출간해오며 글쓰기 텃밭을 일궈가고 있다.
지난 추석엔 전주롯데백화점에서 열린 시화전에 회원 12명이 응모에 당선되기도 했다. 회원들은 "규모가 큰 행사는 아니지만, 글은 또다른 나를 위한 표현이자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라며 "'아직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심장을 팔딱거리게 한다"고 했다.
이들은 더러는 손을 잡아주었고, 더러는 세상에 자리를 펴 주었던 글들을 쓰게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북여성백일장대회가 열린다. 30일 오후1시부터 6시까지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희망홀에서 열릴 예정. 도내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여성들과 결혼 이주민 여성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cafe.daum.net/rmfqjt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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