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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의 재발견] ③포천 '이동주조'- 이젠 일본인이 마신다

힘든 군대생활 달래주던 그 맛…팩 포장 호응 일본시장 80% 이상 점유

이동주조(주) 공장에는 수출용 컨테이너가 하루 3번 다녀간다. 1000㎖ 들이 1팩이 16개 들어있는 상자가 컨테이너 1개달 1000개 안팎으로 실린다. 이강민(lgm19740@jjan.kr)

이동막걸리는 이동 갈비와 함께 경기 포천을 대표하는 먹을 거리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지긋지긋한 '눈 치우기'가 떠올려지는 곳이지만 그 덕분에 막걸리가 유명해졌다. 이동막걸리는 최근의 일본발 막걸리 붐에 앞서 일본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한국 막걸리 시장의 90%를 점유했으나 수출 업체가 늘면서 80% 대로 떨어지고 했다. 이동막걸리는 수출 1위 업체에 안주하지 않고 일본에 막걸리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TV 광고 제작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 제대 군인 입소문으로 유명해져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 위치한 이동주조㈜를 찾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산 넘고 물을 건너야 했다. 가는 길목 곳곳에는 군 부대가 있었다. 군 시절 먹던 이동막걸리의 맛을 잊지 못하는 전역자들로 인해 유명세를 탔다는 게 이곳 사람들의 귀띔이다. 지난 1960~70년 대에는 이동막걸리라는 이름을 달고 천막에서 밀주를 판매하는 상인을 단속하는 전담 부서를 회사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이동주조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막걸리를 만든다. 숙성까지는 대규모의 현대시설이 아닌 사람 손을 거친다. 공장 2층에 있는 26~30℃사이의 숙성실에는 300여개의 옹기가 부글부글 끓는 막걸리를 담고 있다. 그 옆에는 쌀과 밀을 쪄 효모를 접종한 뒤 천에 싸는 작업이 사람 손을 거쳐 이뤄졌다.

 

▲ 사양산업의 역발상 20여국 수출

 

이동막걸리는 지난 1993년 일본에 법인을 설립, 수출을 시작했다. 당시 국내 막걸리 산업이 사양산업이 되면서 반 이상의 양조장이 문을 닫았다. 이동주조도 위기의식에 따라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무작정 생막걸리를 들고 바다를 건었다. 2년 동안 일본 교토 등의 재일교포를 대상으로 주점에 발품을 팔았다. 10년이 돼서야 판로의 안정화를 이뤘다. 더욱이 지난 1995년에 살균 막걸리가 출시돼 수출이 용이해졌다.

 

하루 생산량은 50톤이다. 수출 30%, 내수 70%지만 수출 중 일본이 80% 이상이다. 생산 형태는 페트병 90%, 팩 10%지만 일본 사람은 팩을 선호해 팩의 대부분 수출해 국내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수출 국가는 영국·독일 등 유럽, 동남아, 호주 등 20여개국이다. 수출금액은 지난 2007년 190만 달러, 지난해 320만 달러에서 올해도 무난히 300만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공장에는 수출용 컨테이너가 하루 3번 다녀간다. 1000㎖ 들이 1팩이 16개 들어있는 상자가 컨테이너 1개당 1000개 안팎으로 실린다.

 

산이 깊은 곳이라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 35명의 직원은 밤샘 작업이 익숙하다. 10년을 근무한 박수형씨(53)는 "지난 여름에도 직원들이 휴가는 고사하고 휴일도 없었다. 불황이었는데 우리 회사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면서 "수출에 조달하느라 재고가 없어 창고가 빌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 저가 막걸리를 넘기위한 전략

 

일본의 막걸리 시장은 300억원 정도다. 막걸리는 나가는 무게보다 이익이 적다. 일본에서는 '이동저팬'을 통해 식당·대형유통업체·주점 등에서 이동막걸리를 판매하지만 1000엔 안팎의 가격으로는 시장 성장에 한계를 느낀다.

 

이동주조도 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지난 1997년 미국지사를 설립했지만 쌀 문화권이 아닌 만큼 일본 수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 고급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젊은층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검은콩 막걸리 등 모두 6종류를 수출하고 보리막걸리를 상품화했지만 아직 생산량이 부족해 물량을 다 소화하기 못하는 상태다. 최근에는 용기의 뚜껑을 따는 형태가 아닌 돌리는 형태로 개선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일본 전국을 대상으로 TV 광고 방영하기도 했다.

 

하명희 이사(60)는 "일본 시장을 선점했지만 소비층 확대에 주력하고 일본을 넘어서 중국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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