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조(주) 이끄는 하명희 이사
-이동주조㈜를 이끄는 하명희 이사(60)는 최근 막걸리 붐의 유지는 관련 업계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저희는 막걸리를 수출한지 15년이 넘었습니다. 최근 막걸리 붐으로 그야말로 '대박'을 이뤄 성공담으로 꼽히지만 10년 동안은 남들이 가지 않은 고생길이었습니다. 수출업체들이 막걸리 붐을 만끽하기보다는 의지와 노력을 바탕으로 막걸리 시장을 키워야 합니다"
하 이사는 "20개 이상의 후발주자가 막걸리 수출 시장에 뛰어들었고 대부분 대기업이다. 당장은 수혜를 볼지라도 장기간으로는 저가 경쟁으로 업계에 독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면서 국내 업체의 가격 덤핑을 우려했다. 이어 "재일교포 시장이 수출에 교두보이기는 하지만 결국 거기에 머물러 산업화가 실패한다"며 "김치 시장처럼 씨만 뿌리느냐 아니면, 우리 상품으로 뿌리를 박느냐는 기업이 신념과 자신감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주조는 지난 1957년 부친인 하유천씨가 세웠다. 본래 서울에서 주정공장을 운영, 5층 짜리 공장을 지었지만 정작 물을 공급받지 못해 망했다. 하씨가 전국을 돌아다니다 물이 좋은 포천에 자리를 잡았다.
하 이사는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재원이었다. 이동막걸리의 야무진 셋째딸로 태어나 의대를 가고 싶었지만 집안분위기로 '얌전한 이미지'의 약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외햑적이고 활동적인 그의 적성에 맞지 않았고 결혼 뒤 미국에서 17년 동안 생활했다. 8년 전 부친이 유명을 달리한 뒤 5년 전부터 어머니를 대표로 두고 실질적인 경영을 맡았다.
그는 술은 잘 못 마시지만 떫은 맛·단맛·신맛·쓴맛 등이 제대로 어우러진 막걸리 맛을 찾기 위해 아침마다 시음을 한다.
"아버지는 항상 숙성실에서 사과가 농익은 냄새가 날 때가 최상의 상태라고 하셨죠. 방학 때마다 공장에서 일을 하며, 평생 아버지의 일을 봐 왔어요. 이 공장에서는 보통 10년 이상 근무해서 가족같은 분위기에요."
하 이사는 최근 수출을 시작한 전주막걸리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전주막걸리도 수출 경쟁업체인 만큼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좋은 물건인가로 경쟁해야 합니다. 이동주조는 수출 노하우는 자신하지만 후발주자들은 가격으로 경쟁하기에는 힘든 만큼 제품으로 경쟁해 서로 제값을 받아야 합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