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시장의 새로운 개념인 대형마트가 지난 1993년 국내에 처음 문을 열면서 농수산물 유통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한 대형마트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소비자의 농산물 구매장소는 대형마트가 2%, 지역시장이 47%였으나, 2007년에는 대형마트가 69%, 지역시장 23%로 나타났다. 여기에 외식산업과 가공식품 시장의 성장도 농산물 시장의 변화를 가속시킨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농산물 시장의 빠른 재편에 생산농가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일부 품목의 경우 공급과 수요가 불안정해지면서 가격 폭락과 폭등을 거듭해 생산농가들의 안정적 소득 기반이 되지 못했다.
규모가 영세하고 다양한 품목을 생산하는 대다수 농민들은 농산물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마트와의 거래를 위한 물량 규모화와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영세성을 탈피하고 농민들이 시장에서 교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생산자들이 뭉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를 위해 제시되는 방안이 작목반과 같은 생산자 조직 육성이다. 품질좋은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모화가 필수조건이다. 이와함께 고품질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신뢰감을 높일 수 있도록 공동선별과 공동출하가 뒷받침돼야 한다. 공동마케팅에 철저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가(最高價) 브랜드로 꼽히는 '햇사래 복숭아'는 공동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02년 경기와 충북 4개 지역 농민들이 만든 고유 브랜드인 '햇사래 복숭아'는 지난해 서울 가락동 경매시장에서 상자당 낙찰가가 일반 복숭아의 10배가 넘는 31만원에 달했다. 공동 브랜드가 없을 때는 중간상에 제 값을 못받고 넘겼으나 브랜드를 만든 이후 품질향상등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한 결과다. 도내의 경우 고창 수박, 장수 사과, 익산 날씬이 고구마등을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브랜드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농민들이 농산물의 제 값을 못받았던 주요 원인은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이었다. 농가들의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2∼ 3단계의 중간상을 거치면서 가격이 치솟았던 것이다. 농산물 생산자들을 조직화하고 규모를 늘려 교섭력을 키우는 한편 품질향상과 공동마케팅으로 농가소득 증대를 이루는게 당면한 농업정책의 주요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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