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관객 작년보다 증가, 온고을섹션은 두차례 매진…작품·기술 수준 낮아
'2009 전북독립영화제'가 전북지역 독립영화의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읽어내며 과제를 안겨주고 폐막했다.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개최된 독립영화제는 3일 오전까지 1000여명의 관객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상영하는 '온고을섹션'이 두차례 매진되면서 일부 관객이 자리를 구하지 못해 되돌아가는 등 디지털독립영화관 최초의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료관객도 작년보다 늘어 매진을 기록한 '온고을섹션'은 객석의 60%가 유료관객이기도 했다.
관객 증가는 집행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초대권을 공개, 무료배포한 이유도 있지만 행사 장소를 멀티플렉스에서 디지털독립영화관으로 옮긴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병원 집행위원장은 "디지털독립영화관이라는 공간 전체를 활용하다 보니 행사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고 독립영화제다운 분위기가 살아난 것 같다"며 "독립영화제 고정관객 이외에도 디지털독립영화관 관객들이 찾아오거나 초대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유료 티켓을 사주는 관객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초청섹션' '온고을섹션' '살롱 데 르퓌제' 등 3개 섹션으로 나눠 진행된 올해 영화제는 기간을 4일에서 6일로 늘려 각각 2회씩 상영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미나 '대한민국독립영화, 밤새 안녕하십니까?'는 청소년부터 영화인들까지 참여 열기가 높았으며 무엇보다 한국 독립영화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의제설정이었다는 평가다.
다른 독립영화제 수상작들을 가져온 '초청섹션'은 지역 감독들에게는 자극으로, 지역 관객들에게는 수준 높은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그러나 '온고을섹션'은 경쟁섹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접수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공모 기간을 늘리는 상황까지 빚어졌으며,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도 소재나 장르는 다양했지만 전반적으로 작품과 기술 수준이 낮다는 평을 받았다.
전 위원장은 "일반적인 미디어교육은 활발해지고 있지만,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이들이 졸업하고 프로로 데뷔하기 전까지 영화를 공부하거나 준비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지역의 전문 영화인들을 위한 교육사업의 필요성을 느껴 내년부터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상 이유로 개·폐막작을 제외하고는 장편 독립영화가 한 편도 상영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영화제는 집행위원회가 새로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위원장을 비롯해 김광복 프로그램총괄팀장과 신일 프로그램팀장 등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안정적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영화제에서 필수적인 파트라고 할 수 있는 기술팀을 따로 꾸리지 못한 것은 큰 문제로 지적됐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