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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실천, 이 사람의 약속] ⑪김형상 전주 흥건아파트 관리소장

"전기·가스·수도, 매년 5%씩 줄이기 운동…두집당 한그루 나무심기 실천"

전주시 삼천동 흥건 1차 아파트 관리소 김형상 소장이 관리소에서 나온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고 있다. 정헌규(desk@jjan.kr)

갑작스런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스산한 오후,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흥건1차아파트를 찾았다. 관리사무소로 향하는 2층 계단에는 겨울나기를 위해 들여 놓은 관엽식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벽면에는 아파트 주민들이 '모악산에서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한 사진,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라는 표어 등이 붙어있어, 기후 변화 문제에 관심이 많은 아파트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신종 플루 걱정 때문인지 직원들은 물론 출입하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김형상 소장은 말쑥한 차림으로 마스크 없이 나타나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온실가스 줄이기, 흥건1차아파트는 어떤 실천을 하고 있을까. 질문이 떨어지자 마자 김 소장은 그동안 실시한 것들을 줄줄 쏟아 놓았다.

 

"지하 주차장 절전 센서 시스템을 먼저 들 수 있는데, 어둠 속에서 이동하는 물체를 감지하여 전등이 켜지는 전기 절약 장치입니다. 또 LED조명등을 지하 주차장 일부에 시범적으로 교체했는데, 연말까지 전체로 확장할 예정이고요. 물론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비용은 하자보수 공사후 잔액으로 충당하였지요."

 

남은 돈을 다른 곳에 쓸 수도 있었는데 하필이면 절전 시스템에 쓴 것일까?

 

올해 '온실가스 시범 아파트'로 선정되면서 그동안 주민들이 관심은 있었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했던 '온실가스 줄이기' 실천에 적극 나섰다고 설명한다.

 

시범 아파트 답게 전기 절약 뿐 아니라 과일 껍질을 모아둔 뒤 지렁이를 이용해 분해시켜 음식물 쓰레기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시설도 현재 설치 중이다.

 

김 소장은 왜 온실가스 줄이기에 적극일까.

 

"아파트는 많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곳이라 관리소장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혼자 열정을 갖는다고 되는 일은 아니고, 입주자 대표들의 성향이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 가능하지요. 부녀회에서는 음식물이나 재활용 쓰레기 분리 배출을 잘 할 수 있도록 순번을 정해서 어깨띠를 두르고 홍보도 하고 감시도 합니다."

 

입주자 대표들이 함께 하는 봄철 야유회도 관광보다는 모악산 등산로의 쓰레기 줍기 등 '푸른 전주 만들기', '푸른 지구 지키기'에 열심이라며 주민들에게 공을 돌린다. 김 소장 자신이 '전주의제 21' 자원과 에너지 분과 활동을 하는 영향도 있겠지만, 주민들의 지지와 협조가 있기에 모든 것이 가능해 졌다는 얘기다.

 

흥건아파트의 '지구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상수도 사용량을 자체 검침, 세대별 사용량의 증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사용량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원인을 찾아내고, 누수되는 곳이 있는지 꼼꼼하게 관리한다.

 

흥건아파트의 '탄소 줄이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이 한 눈에 에너지 사용량을 볼 수 있도록 '우리집 탄소 배출 현황표'를 만들어서 집집마다 나눠 줍니다. 예전에는 당해연도의 표만 기록을 했는데, 이 표는 4년 동안의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지요. 덕분에 에너지 사용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세대 전기료 감축 효과는 5~8%(2000~3000원)에 불과하지만, 500여 세대를 합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김소장의 녹색 실천이 가정에서는 어떻게 발휘되고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전기 계량기에 절전기(20만원)를 달았는데 30% 정도의 요금 절감 효과가 있습니다."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이던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벌써 본전이 빠졌단다. 승용차도 최대한 자제한다. 출퇴근할 때와 아이 학교 데려다 줄 때, 아내 출근 도와줄 때를 제외하고면 거의 걸어서 해결한다.

 

아파트에서 전략적으로 펼치는 사업에는 전주시의 지원을 받아서 하는 것도 있고 자체 사업도 있지만, 김 소장이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은 '나무 심기'다.

 

두 집당 1그루 나무 심기 사업을 했는데, 올해 감나무에 감이 제법 열어서 주민들이 흐믓해했다고 전한다. 아무래도 나무 명패에 자신들의 이름을 쓰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살기 좋은 아파트' 최우수상 상금으로 감나무 뿐 아니라 철쭉도 많이 심었다고 한다.

 

"어느 지역은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가고 있는데, 다른 쪽이라도 녹지 사업을 열심히 해야 탄소 흡수가 되지 않겠습니까?"

 

"식목일에 도나 시에서 '나무를 심자'며 나눠 주는 나무를 용도에 맞게 제공해주면 좋겠어요. 산에 심을 나무, 아파트에 심을 나무로 수종이나 수량을 사전에 파악해서 구분해서 주면 좋겠고, 홍보도 미리미리 하면 바람직하겠지요." 주민들이 밤나무와 참나무를 받아오기도 하는데 아파트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탄소 줄이기' 홍보나 확산이 잘 되려면, 공동주택 소장들만 모일 것이 아니라 모든 공공주택의 입주자 대표나 부녀회장이 함께 모여서 좋은 사례도 공유하고 토론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이는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는 겨울을 앞두고 부쩍 드는 생각이란다. 그러나 우선 당장 실천이 중요하니 "누구라도 일단 달리면서 생각해보자."고 김 소장은 제안한다.

 

앞으로의 녹색 실천 계획을 들어보았다. 한마디로 3,4,5 운동이란다.

 

"전기, 가스, 수도 3가지를 4년동안 매년 5% 씩 줄여가자는 운동입니다. 아파트 주민 각자에게는 에너지 사용 요금이 줄어든다는 의미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지구를 건강하게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황춘임 (전북의제 21 성평등분과 위원장)

 

※ 다음 릴레이 주자는 (주)기장엔지니어링 윤태식 대표입니다.

 

※ 이 기사는 본보와 전주의제 21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인터뷰어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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