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아폴로극장서 美 공연 개막
뮤지컬 '드림걸즈' 속 흑인 여성 트리오 '드림스'의 첫 무대이자 마지막 무대인 뉴욕 할렘가의 아폴로 극장. '드림스'가 꿈을 이룬 그 상징적인 무대에 되살아났다.
22일(현지시간) 밤, 한미 합작으로 다시 태어난 새로운 버전의 뮤지컬 '드림걸즈'가 아폴로 극장에서 미국 본 공연을 개막했다.
1981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초연됐으며 2007년 영화로 제작돼 성공을 거둔 '드림걸즈'의 새 프로덕션이 1년간의 미국 순회공연을 시작하는 자리였다.
동시에 지난 2월 서울에서 초연된 이 작품이 '드림걸즈'의 고향인 미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시험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이날 1천여 명의 관객은 일반인이 아닌, 특별히 초청된 배우와 제작자 등이었다. NBC, ABC 등 현지 언론들도 대거 취재하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더 반응이 관심을 끈 이날 공연은 브로드웨이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호의적인 평가와 함께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전용 극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좁은 극장 무대는 대형 LED 패널과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에 더 비좁게 느껴졌다.
'드림걸즈'는 가수를 꿈꾸는 흑인 소녀가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리며 1960년대 흑인들의 쇼 비즈니스 세계를 드러낸 작품. 이 미국적인 이야기는 미국 배우들을 만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워졌다. 흑인 배우들은 특유의 음악적 감성과 코믹 연기로 객석을 휘어잡았다.
이날 공연의 히로인은 단연 에피 역을 맡은 모야 앤젤라. 그는 풍부한 성량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1막 마지막 부분 무대에 홀로 서서 '아임 낫 고잉(I'm Not Going)'을 부르는 장면에서는 이례적으로 공연 도중에 기립박수가 나왔다. 비욘세가 영화 '드림걸즈'에서 불러 히트한 '리슨(Listen)'을 2막에서 디나와 함께 부르며 포옹하는 장면은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그 외 디나 역의 사이샤 머카도, 지미 역의 체스터 그레고리, 커티스 역의 차즈 라마 셰퍼드 등 모든 배우가 고른 기량을 선보였다.
공연 후 관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에밀리 화이트 씨는 "모든 배우의 노래와 춤이 훌륭했다"며 "에피와 디나가 같이 '리슨'을 부를 때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한국 공연에서 화제를 모은 360도 회전하는 대형 LED 패널도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라이언 보다 씨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적인 주제가 매력적이었으며 LED 패널을 이용한 무대가 특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드림걸즈'는 아폴로 극장 공연 이후 미국 16개 도시 공연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프로듀서인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반응이 워낙 좋아 투어 공연 일정을 조정하고 예정보다 빨리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34년 개관한 아폴로 극장은 '아마추어 나이트'라는 신인 발굴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할렘의 명소. 마이클 잭슨, 빌리 홀리데이, 빌 코스비, 냇 킹 콜, 엘라 피츠제럴드 등 전설적인 스타들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드림걸즈'가 이날 그곳에서 또 다른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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