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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한국공예문화협회 이광진 이사장

회의적이었던 공모전 관심 이끈 게 '큰 성과'…내년엔 운영이사제 도입

"10년 째 가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살았습니다. 익산한국공예대전을 열기까지 정신없다가, 막상 해놓고 보면 마음 한구석이 그렇게 헛헛할 수가 없어요.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공모전으로 자리잡았다는 게 유일한 위안입니다."

 

올해도 숨가쁘게 달려왔다. 과로로 이곳 저곳 병원 신세를 지게 되자 "늙으니까, 온갖 데가 탈 난다"며 웃어 넘긴 이광진 한국공예문화협회 이사장(58·원광대 교수). 그에게 지난 10년은 독하게 마음 먹고 견뎌온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이 아쉽기는 하지만 아깝지는 않다"고 했다.

 

IMF로 경제가 한창 어려웠던 1999년. 그는 지역 공예인들과 십시일반으로 기금 1억을 마련했다.

 

"처음엔 다들 회의적이었죠. 반짝하고 말겠지, 얼마나 오래 가겠어 했습니다. 그럴수록 기우(杞憂)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하겠다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는 2000년에 제1회 공모전을 시작으로 사단법인 한국공예문화협회를 출범시켰다. 2004년 기금마련전도 성공을 거뒀다. 작품을 내준 130여명의 작가들에게는 아직까지도 마음의 빚.

 

낮은 입상·입선작 비율이나 까다로운 심사 등으로 항의 아닌 항의도 받지만, 그럴수록 그는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공정하게 심사하는 게 주변인들에게 불이익을 안주는 것"이라는 철학 때문이다.

 

그는 내년부터 후원회 개념의 운영이사제를 따로 꾸릴 계획이다. 자생적인 공모전이었던 만큼 운영기금을 좀더 안정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

 

"첫 해는 운영이사 50명 확보를 목표로 할 겁니다. 익산한국공예대전이 민간단체 공모전으로 우뚝 서고, 익산이 공예문화로 발돋움해 나갈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고 싶어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처럼 국제적인 공예대전으로 거듭나기 위한 욕심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 그는 전시장인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이 협소하기 때문에, 익산복합문화센터가 건립돼야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흙을 만지는 시간보다 공예대전을 위해 애썼던 시간이 더 많지만, 그는 공예가로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늘 가슴 속에 새기고 있는듯 했다. 2~3년 내에 접시와 차구를 모아 생활도예전을 해보고 싶다는 게 그의 소박한 바람.

 

"평생 개인전 한 번 못하고 죽는 사람들도 많지 않느냐"는 그는 "젊은날 너무 겁없이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차분히 하나씩 채워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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