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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지속가능한 전주를 위한 희망사항 - 김길중

김길중(한의사)

한해가 저무는 12월, 전주에도 달라진 게 많을 것이다. 그중 눈길을 끈 것은 간선도로상의 화단형 중앙분리대 설치다. 무단 U턴과 사고방지, 열섬현상 해소 등을 목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린로 등 대로에 재설치 된 중앙분리대의 경우 수십년 째 설치와 해체를 반복 하였다. 교통정책과 도시계획 변동 탓으로 이해 하지만, 나에겐 반복되었던 과정으로 유추할 때 이번에 설치한 중앙분리대는 몇 년 후에 없어질지에 더 관심이 간다. 매번의 설치와 복구에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한 두는 게 좋은지 없는 것이 나을지는 내가 잘 모르는 일이다. 다만, 갈팡질팡하며 벌어지는 과정상의 낭비를 지적하고자 한다. 중앙분리대를 들어서 이야기 했을 뿐, 이런 사례들은 많다. 자전거도시나 경전철 번복도 자치단체장의 교체에 따른 일관성 결여와 연속성 없는 도시계획 사례에 포함 될 것이다.

 

런던이나 베를린과 같은 도시도 구도심 공동화와 대중교통 문제, 새로운 도시계획의 수립과 형성에 있어 우리가 현재 겪는 문제를 앞서 걸었다. 여러 차이가 있겠지만, 그 도시들과 우리도시의 가장 큰 차이가 도시계획에서의 일관된 정책의 고수가 아닌가 싶다. 일관된 도시정책의 핵심은, 도시공동체에 의해 수립되고 지켜졌다는 점이다. 우리처럼 자치단체장의 교체에 따른 중단이 존재 할 수 없는 도시 정책 수립에 대한 공동체의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주에도 장기적인 발전계획과 관련해 논의하는 위원회가 있다. 과문한 탓인지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 합의 속에 만들어진 비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있다면 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시장을 중심으로 나왔던 추상적인 구호와 상징적인 이미지에 불과할 뿐, '자전거도시', '전통문화예술도시' 역시 시민에 의해 공유되고 합의된 것은 아니다. 필자도 이 방향에 동의하며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고 믿지만 그것이 도시공동체에 의해 수립되고 동의된 것인가 와는 다른 문제다.

 

내년이면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시장과 선량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입지자 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 어김없이 등장할 '**비전연구소', '**발전연구원'과 같이 연구의 실체가 없는 조직 말고, 입지자로서 가져야할 비전을 갖추기 위해, 또는 그 비전을 창출하는데 기여하고 참여하는 목적의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는 주문이다. 남들과 차별화된 공약으로써 내세우기 위한 목적 대신에, 흔들리지 않고 가야할 전주의 비전을 만드는데 노력해 주는 정치인들이 있었으면 한다. 교통정책 수립시 대중교통과 자전거는 자동차 정책과 어떻게 연계시켜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연구하며 한옥마을과 전주천, 그리고 영상산업을 어떻게 배치해야 전통문화와 현대가 어우러진 도시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의 총의를 모아 만들 방법을 논의하는 조직을 필! 요로 한다.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전주가 나아갈 길을 열어가는 앞머리에 서야 하는 게 바로 그들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한 표가 아쉬울 입지자 들에게 이런 주문이 접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완성되고 걸러지지 않은 구상을 섣부르게 공약으로 내세우려 하기보다 시민에 의해 합의되고 마련된 '전주의 정책'을 만드는데 역할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 이자 나의 희망사항이다.

 

/김길중(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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